엄홍길 "히말라야 빙하 호수 수백 개…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등록 2026.08.28 07:03:00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산악인 엄홍길 대장. 2019.11.29.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11/29/NISI20191129_0015853610_web.jpg?rnd=20191129123238)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산악인 엄홍길 대장. [email protected]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은 네팔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와 홍수 사태를 두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엄 대장은 2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불과 두 달 전에 거길 다녀왔는데 이렇게 큰일이 날 줄은 몰랐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사고 지역이 힌두교와 티베트 불교의 성지라며 "내가 갔을 때도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름철 아열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네팔 지형 특성상 평소에도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지만, 이번 사태는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엄 대장은 "매년 여름만 되면 그 일대에는 아열대성 집중 폭우가 쏟아붓는다"라며 "소소한 산사태는 비일비재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엄청난 사고가 난 건 처음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재앙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호수 형성이 꼽혔다. 녹은 빙하가 토사 등에 막혀 호수를 만들고, 수량이 차오르다 붕괴하면서 하류를 덮친다는 분석이다. 엄 대장은 "날씨가 더워지다 보니 히말라야 산맥 곳곳에 빙하가 녹는다"라며 "지진이든 산사태든 한 번 둑이 터지면 말할 수 없는 큰 재앙으로 연결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히말라야 현장의 빙하 상태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1980년대부터 히말라야를 다닌 엄 대장은 "처음에 왔을 때만 해도 빙하들이 크고 단단하게 형성돼서 빈틈이 없었다"라며 "최근에는 흙과 돌, 토사가 얼음에 섞이고, 그래서 빙하가 빨리 얼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산맥 전역에 수백 개에 달하는 빙하 호수가 존재하는 만큼 전문적인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엄 대장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라며 "빙하 호수를 관리, 감독하는 비상대책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우기철 특성상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거의 없어 국내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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