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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처형·여군 성폭행 비일비재…북 인권보고서 첫 공개

등록 2023.03.31 14:26:35수정 2023.03.31 14: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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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2023 북한인권보고서' 일반에 공개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인권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북한여성인권 실태 조사 전시'에서 참석자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3.03.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인권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북한여성인권 실태 조사 전시'에서 참석자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3.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통일부가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 실태를 담은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 발표한 가운데 심각한 수준의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었던 북한 여성들의 사례가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통일부는 2017~2022년 탈북한 탈북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작성됐다. 일반에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보고서는 약 450쪽 분량이다.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특별사안 등 크게 4개 장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는 심각한 수준의 여성 인권 유린 실태가 담겼다. 지난 2017년 북한에서는 집에서 춤을 추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유포됐다.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이 여성은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켰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14년에는 계호원(교도관)이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북한 여성이 구금 시설에서 낳은 아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보고서는 "북한은 사회주의헌법(2019) 제77조에서 '여자는 남자와 똑같은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 금지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가정과 사회, 교육 등에서 차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가정 내에서는 최근까지도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거나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고, 딸에게는 아들과는 달리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는 등 남존여비 사상에 기반한 차별이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여성들이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되었다고 밝혔다. 가정폭력에 시달렸다는 한 탈북민은 "남편이 술만 마시면 때리니까 법으로 해결해 달라고 하였지만 '그것은 범죄가 아니다.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 집안일'이라며 저에게 돌아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집이 많았다. 70~80%는 되는 것 같았다"며 "그런 것을 법에서 처리해주지 않으니 매일 여자들이 맞고 살았다"고도 덧붙였다.

북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실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신고로 성폭력 사건이 타인에게 알려지는 것을 창피해하고 불이익을 우려해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며 "신고하더라도 성폭력 사건을 개인적인 문제로 보아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분위기로 인해 신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수집됐다"고 부연했다.

한 탈북민은 "남성 상관에 의한 여군 성폭행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간부 20여명이 노동당 입당 등 각종 이권들을 악용해서 이들 여군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여군들이 거부하면 어렵고 고된 일을 해야 하는 등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간부들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그것이 알려지면 오히려 본인에게 피해가 올까 봐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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