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필수약 7월부터 못구해"…괜찮다는 정부
소아청소년 병원 아티반 재고 2개월도 안 남아
생산 재개해도 유통까지 최소 6개월…공급 공백
![[서울=뉴시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318_web.jpg?rnd=20260516152947)
[서울=뉴시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
소아청소년 병원 10곳 중 7곳은 아티반 등 소아 필수의약품의 공급 차질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아티반 등 필수의약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아청소년 병원에서는 이미 재고가 없거나 있더라도 최대 2개월까지 만 버틸 수 있다며 오는 7월부터 진료 대란이 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6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에 소아 필수의약품의 공급 불안정을 막기 위한 시스템 구축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티반은 소아 경련 환자에게 사용하는 1차 치료제다. 대체약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약을 사용할 경우 호흡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 경련에 사용시 5~10분 이내 경련을 멈추고, 영구적인 뇌 손상을 막는 '골든타임' 사수에 유일한 약이다.
아티반의 약가는 앰플당(2㎎) 782원이다. 껌 한 통 값도 안되는 수준이다. 생산원가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여기에 정부의 GMP 기준 강화가 이어지면서 이 약을 40년 넘게 생산해온 A제약사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또 부신피질기능부전증이나 패혈성 쇼크 등에 사용되는 코티소루주(히드로코르티손)도 비슷한 이유로 오는 7월 1일부터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잇따라 설명자료를 내고 "아티반 제품의 양도양수 및 변경허가가 완료될 때까지 의약품의 공급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히드로코르티손 주사제도 의료 현장에 지속 공급되고 있으며, 오는 11월 중반에 생산 및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장 목소리는 이와 다르다. 소아청소년 병원들은 여전히 아티반과 히드로코르티손 주사제가 공급이 안되고 있다며 진료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협회가 이날 병원 35곳을 대상으로 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 소아청소년 병원 71.4%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아티반 주사제 재고와 이에 따른 진료 차질 정도'를 묻는 질문에 34%는 "이미 재고가 소진돼 응급 환자 발생 시 처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또 37%는 "1~2개월 내 소진 예정으로, 당장 7월 이전에 치료 대란이 확실시된다"고 답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열성 경련 환아 필수 주사제 아티반이 공급 중단 선언 이후 보건 당국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가 최근 언론의 지속적인 우려가 나오자 부랴 부랴 기술 이전 등으로 아티반 공급 공백을 해소했다고 전했다"며 "하지만 소아청소년병원 35곳중 25곳이 아티반 재고 바닥 상태에 있어 당장 이 질환 환아 치료의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티반 기술 이전 등 식약처가 약속한 조속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위탁생산 협상부터 안정 유통까지 통상 6~12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티반 재고가 바닥인 71%의 소아청소년병원은 최소 6개월 이상은 아티반 공급 공백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소아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약들이 품절되는 등 공급 불안정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 우리나라가 과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료 선진국으로 불릴만한 나라인지 납득이 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준 부회장(김포 아이제일병원장)도 "소아 필수 주사제 아티반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같은 소아필수약 품절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돼 왔는데 보건 당국은 매번 반복되는 현상을 왜 남의 일처럼 지켜만 보고 있는지, 혹시나 소아청소년 필수약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손을 놓은 것인지, 소아청소년 진료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아티반 공급 중단 사태는 우리나라 소아 필수의약품 공급 위기의 한 단면으로 벤토린(2년차 글로벌 공급 부족), 풀미코트(매 환절기 부족), 시럽 해열제·항생제(매년 환절기 품절)등도 품절이 반복돼 왔지만 그 누구 하나도 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결하려는 실천은 없어 소아 필수약의 현주소가 이 지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동균 부회장(광주시 남구 미래아동병원장) 역시 "소아 필수약은 저출산 등으로 인해 사용량이 적어 공급자 입장에서는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공급이 중단되거나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들은 아프면 성인약을 동냥해 투약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 당국은 이번에 언론의 우려를 많이 산 아티반 사태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해서 성인약을 소분해 투약하고 약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태는 더 이상 대한민국 소아진료 현장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협회는 아티반이나 히드로코르티손 외에도 기관지 확장제인 '툴로부테롤', 해열제인 '덱시부프로펜', 급성 호흡곤란 1차 치료제 '벤토린 네뷸', 알레르기 치료제 '몬테루카스트나트륨', 중증·소아 천식 흡입 스테로이드제 '풀미코트 레스퓰' 등과도 자주 품절되는 약으로 소개했다.
이홍준 부회장은 "아이들은 부작용이 적은 약을 1차적으로 써야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없는데, 소아용 약이 품절되면 사용해 보지 않은 다른 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실제 소아용 시럽 제형이 자주 품절돼 성인용 약을 갈아서 처방하기도 하는데 먹다가 토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약이 써서 토하는 것인지 상태가 악화되서 그런건지 감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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