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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홍염과 연기, 뜨거웠던 서울·안양 첫 격돌

등록 2017.04.19 2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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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전 FC서울과 FC안양의 경기, 안양 서포터즈가 섬광탄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17.04.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전 FC서울과 FC안양의 경기, 안양 서포터즈가 섬광탄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17.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안양! 안양! 부숴버려 북패"

 보라색 계열의 유니폼으로 맞춰 입은 응원단이 구호를 외치자 반대쪽 스탠드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13년 만의 처음으로 성사된 FC서울과 FC안양의 맞대결 풍경이었다.

 FC서울과 FC안양은 19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4라운드)에서 격돌했다.

 두 팀의 인연은 FC안양이 생기기도 전인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FC서울은 과거 LG 치타스라는 이름으로 안양을 안방으로 사용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팬들과 함께 했던 LG 치타스는 2004년 초 연고지를 서울로 바꾸고 FC서울로 재탄생했다.

 당시 안양팬들의 반발은 상당했다. 배신감을 느낀 팬들의 집단행동은 단순한 항의 수준을 넘어 LG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물론 FC서울이 다시 안양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안양에 새 축구팀이 탄생한 것은 이로부터 8년이 지난 2012년이다. 안양시의회는 그해 10월 시민구단인 FC안양을 창단했다.

 K리그 클래식(FC서울)과 챌린지(FC안양)로 리그가 구분되면서 마주할 기회가 없었던 두 팀은 대한민국 모든 축구클럽들이 참가하는 FA컵에서 처음으로 회우했다.

 아무래도 FC안양팬들이 더욱 승리에 목마를 수 밖에 없었다. 이들에게는 FA컵에서 상위리그팀을 넘겠다는 단순함을 넘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상대를 눌러야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전 FC서울과 FC안양의 경기, 안양 심우연이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2017.04.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전 FC서울과 FC안양의 경기, 안양 심우연이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2017.04.19.  [email protected]

 안양팬들은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라는 의미의 홍득발자(紅得發紫)라는 단어를 내걸고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 옆에는 '안양은 죽지 않는다!'는 결의에 찬 문구가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었다.

 FC서울을 향한 분노 탓인지 국내 축구장에서 흔하지 않은 홍염 응원까지 선보였다. 킥오프 직전 서포터들은 수십 개의 붉은색 홍염을 동시 다발적으로 터뜨렸다.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는 홍염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벌금 징계가 유력하지만 FC안양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홍염에서 파생된 자욱한 연기에 시야를 흐리자 주심은 킥오프를 잠시 미뤘다.

 여러 감정이 섞인 90분은 우려했던 불상사 없이 막을 내렸다. 그라운드를 사이에 두고 분리된 FC서울과 FC안양팬들은 상대를 비꼬지 않고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FC안양 응원석에서 간간히 '북패(북쪽의 패륜·서울의 연고이전을 비꼬는 말)'라는 단어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경기에서는 윤일록이 두 골을 터뜨린 FC서울이 2-0 승리를 거뒀다. FC안양 선수들은 원정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영패를 피하지는 못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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