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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화장실 조차 없는 '여성전용 도서관'…인권위 "차별"

등록 2021.07.05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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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립여성도서관, '남성 이용 불가능' 조치

기증자, '여성교육기관 건립' 조건 부지 제공

인권위 "특정 집단 배제, 합리적 이유 있어야"

[제천=뉴시스]제천여성도서관.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제천=뉴시스]제천여성도서관.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남성의 이용을 배제하고 여성 전용으로 운영되는 시설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진정 대상이 된 여성 전용 도서관에 남성 이용자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했고, 도서관은 이달부터 남성에게도 도서 대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최근 충북 제천에 위치한 제천시립여성도서관(여성도서관)이 여성만 이용 가능하게 하는 등 남성 이용을 배제하고 있다며 이는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여성도서관은 고(故) 김학임 할머니가 "여성으로 살면서 느낀 교육 기회 차별을 해소해달라"며 여성교육기관 건립을 조건으로 11억원 상당의 부지를 기증하면서 건립됐다. 제천시는 김 할머니 의사에 따라 약 8억원을 투입해 여성도서관을 개관했다.

제천시는 "김 할머니의 유족은 여성도서관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는 것을 원하고, 해당 도서관을 여성 전용시설로 운영하는 것은 김 할머니 의사를 따르는 것으로 남녀차별 문제와 무관하다"며 "현재 여성도서관에는 남성 화장실이 없고 계단 폭이 120㎝로 좁아 남녀공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남성이 도서관 이용을 원할 경우 여성도서관에서 1.5㎞ 떨어진 거리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며 "여성도서관 내 시설 이용은 제한되지만 도서 대출을 위한 자료실 이용은 가능하고 향후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 참여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으로 남성을 철저히 배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 여성도서관의 운영 방침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등을 이유로 교육시설의 이용과 관련해 특정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며, "공공도서관은 설립 뿐만 아니라 이후 운영 과정에서도 행정력과 공적 자원이 소요되는 만큼 특정 집단 이용을 배제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는 "국유재산법은 기증자가 기부에 조건을 붙일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기증자 의사에 효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며 "부지 기증 이후에도 연간 약 9600만원의 예산 등이 투입되는 정황을 볼 때 사적인 기증자의 의견이 공적 시설의 운영 목적에 반해 우선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공도서관은 모든 시민들에게 지식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설로 여성 전용으로 특화된 운영이 요구되는 시설이라 보기 어렵다"며 "남성을 배제한 여성도서관의 조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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