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1년 만에 뱃속 아기 남겨두고 6·25서 산화…故 박용수 일병 유해 확인
2009년 강원 인제서 유해 발굴…16년 만에 신원 확인

고(故) 박용수일병 생전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5.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6·25전쟁 당시 신혼생활 1여년 만에 아내와 첫째 딸, 그리고 뱃속의 아기를 남겨둔 채 군에 입대했다 산화한 호국영웅이 22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유해가 발굴된 지 16년 만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9년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박용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후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46명이다.
국유단은 전사연구를 통해 6·25전쟁 당시 국군 제8사단이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서 양양군 현북면 진교리에 이르는 26km 구간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09년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일대에서 유해발굴을 실시해 고인의 부분 유해(넙다리뼈)를 발굴했다.
이후 유가족인 막냇동생 고(故) 박광수 씨가 큰형을 찾고자 시료채취에 참여했다. 유전자 재분석을 통해 지난달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은 1949년 7월 아내와 결혼을 한 후 신혼생활 1여년 만에 6·25전쟁이 발발해 아내와 첫째 딸, 그리고 뱃속의 아기를 남겨둔 채 군에 입대했다. 국군 8사단 소속으로 '양양-강릉전투'에 참전해 북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양양-강릉전투'는 1950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강릉을 사수하기 위해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양양군 현북면 진교리에 이르는 구간을 방어하는 전투를 말한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경북 영천시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딸 박동옥(73세) 씨는 1974년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로 파독 광부와 결혼해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아버지의 신원확인 사실을 전달받은 박 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어딘가 살아 계실 거란 믿음을 버리지 않으셨다"며 "그나마 유해를 찾았으니 아버지를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어머니와 함께 막내 삼촌이 계신 영천호국원에 함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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