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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안 보이는 가자 기아 참상…"네타냐후 설득, 트럼프에 달렸다"

등록 2025.07.25 13: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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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주민 3분의 1,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

이스라엘, 국제사회 규탄에도 "하마스 탓" 유지

트럼프, 공개 언급 없어…국무부 "하마스 책임 커"

[가자지구=AP/뉴시스] 가자 지구에서 굶주려 뼈만 앙상한 어린이 모습. 이스라엘이 수개월째 가자지구 구호품을 제한하면서 기아 참상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설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5.07.25.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자지구=AP/뉴시스] 가자 지구에서 굶주려 뼈만 앙상한 어린이 모습. 이스라엘이 수개월째 가자지구 구호품을 제한하면서 기아 참상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설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5.07.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수개월째 가자지구 구호품을 제한하면서 기아 참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조치를 요구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마음을 돌릴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3분의 1이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다. WFP는 기아 위기가 "경악할 정도로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가자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이래 기아로 총 111명이 사망했으며, 81명이 어린이라고 발표했다. 이달에만 40명 넘게 사망, 아사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등 취약층이 막대한 피해를 겪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사무소(OCHA)에 따르면 7월에만 어린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숫자는 매일 늘고 있다.

구호 단체 직원들까지 굶주림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이브더칠드런, 국경없는이사회 등 111개 구호단체는 23일 공동 성명을 발표해 상황이 점점 악화하기만 한다며, 구호 활동가들마저 식량을 기다리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구호 음식을 받고 있다. 2025.07.25.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구호 음식을 받고 있다. 2025.07.25.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6주 휴전이 종료된 지난 3월 초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지난 5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신설한 단체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이 활동을 개시하면서 구호품 배분에 나섰지만, 미흡한 체계와 수량 제한으로 기아 위기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심지어 굶주린 주민들이 배급소로 몰려 이스라엘군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1000여명이 총격에 사망하는 참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구호품을 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규탄하고 있다. 유럽 20여 개국 외무장관들은 공동 성명을 내 이스라엘이 구호물자 공급을 점차 제한하고 민간인을 비인도적으로 살상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워싱턴=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워싱턴=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GHF 분배 활동엔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하마스가 구호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게르숀 바르킨 전 이스라엘 인질 협상가는 CNN에 "(성명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게 그간 이스라엘이 대응해 온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현재로서 상황을 역전시킬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유일한 가톨릭 성당을 공격하자 즉각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반응했다.

통화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뒤 네타냐후 총리는 이례적으로 "공격은 실수였다"며 유감을 표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최근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시리아 남부를 공습하자 백악관 내부에선 "네타냐후 총리는 통제 불능이다",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 같은 분노를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하는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메시지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 총리실 X 갈무리) 2025.07.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 총리실 X 갈무리) 2025.07.25.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로선 미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인지하고 있지만, 하마스 책임이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부대변인은 24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며 "매일 브리핑에서 관련 논의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가 약탈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많은 원조가 전달되길 바란다"면서도 "GHF라는 메커니즘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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