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형 채무조정' 한도 5000만원 상향…연체채권 관리도 손질
금융위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채무조정 표준화·추심업 허가제 도입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당국이 취약 채무자의 재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원금 일부만 상환해도 잔여 채무를 탕감해주는 '청산형 채무조정' 한도를 기존 1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불법 추심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매입채권추심업의 진입 규제를 허가제로 강화해 부적격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경기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신속 재기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청산형 채무조정은 개인회생·파산으로 원금 최대 90%를 감면받은 기초생활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등 취약계층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며 조정된 채무의 절반 이상을 3년에 걸쳐 꾸준히 갚으면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원금의 5%만 성실히 상환해도 남은 채무를 탕감받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적용 대상을 원금 1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해 실질적인 구제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는 상환 능력을 상실한 장기 연체자를 위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채무조정해주는 '새도약기금'도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새도약기금 협약 가입률은 96.8%, 연체채권 매입률은 47.0%며 지난해 12월 기초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등 7만명이 보유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우선 소각했다.
새출발기금도 소상공인 지원 대상 확대와 저소득층·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추진 중이며 지원 대상 사업 영위 기간을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6월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에 나선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은행권의 개인 채무조정 승인률이 절반에 못미쳐 보험(99.1%), 여신전문금융(95.2%) 등과 비교해 업권 간 편차가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르면 3000만원 이상의 신용대출은 개인 상황에 따라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업권별로 제각각이었던 채무조정 불승인 사유를 표준화하고, 업권 간 비교 가능한 채무조정 공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은행권 포용평가에 채무조정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다음달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불법·과잉 추심을 근절하기 위해 매입채권추심업에 대한 진입 규제도 대폭 강화한다.
매입채권추심업는 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걸 업으로 하는 대부업의 한 유형으로 국내에 834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이 중 채권 잔액을 실제로 보유한 곳은 440곳이며, 상위 30개사가 전체 채권의 약 8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5억원만 있으면 금융위 등록을 통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금융위는 매입채권추심업자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허가 요건을 현행 신용정보법상 '채권추심회사'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채권추심회사는 금융회사로부터 채권을 매입하지 않고 위탁만 받아 추심하는 업체로 사실상 매입채권주심업자와 하는 일이 유사하면서도 자본금(30억원), 인력(20명), 대주주 적격성 등 진입 기준이 높아 국내 업체 수가 22개에 불과하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백브리핑에서 "개인채무자보호법을 가장 준수해야 할 곳이 채권 추심 업체들인데, 이 업체들이 834개에 달하다 보니 관리가 쉽지 않다"며 "허가제로 전환하고 부적격자들은 퇴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하반기 중 발표하고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체채권 관리 제도 전반도 손질한다.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매각 이후 소비자 보호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을 매각한 이후에도 원채권자로서의 소비자 보호 책임을 지도록 하고, 채권 매각시 보고·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채권을 추심업자에게 '위탁'한 경우에는 금융회사에 소비자 보호 규제가 적용됐지만, 매각해버리면 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났다. 매각이 위탁보다 쉬운 선택지가 돼 소비자 보호 공백이 발생해왔다.
연체 채권은 시효 완성을 전제로 손비를 인정하고, 소멸 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매각·추심을 금지해 더 이상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채권에 대한 무분별한 매각·추심을 차단할 계획이다. 또 금융공공기관 보유 개인 연체채권의 캠코 일원화 제도 관리를 강화해 경쟁적 추심을 방지하고 채무자의 원활한 재기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불법사금융의 신속 차단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 불법 추심 초동 대응 강화, 대부업·렌탈채권 매입추심업 감독 강화 등 기존 대책도 지속 보완해 나간다.
금융당국은 매달 진행되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금융위는 세부 방안을 연속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달 2차 회의에서는 금융권 연체채권 관리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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