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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보고서, 공무원은 검토하는 시대…올해가 변곡점"[인터뷰]

등록 2026.05.17 08:00:00수정 2026.05.17 0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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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행안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 인터뷰

AI 읽기 쉽게 문서 손질…보고서 작성 방식 개편

출장 중 휴대폰 업무 가능…'온 AI 모바일' 도입

"스스로 직접 AI 프로그램 만드는 시대 만들어야"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공무원은 그걸 검토하는 방식으로 점점 바뀔 거라고 봅니다. 올해가 그 중요한 변곡점이 될 거예요."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은 지난 14일 뉴시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행안부는 최근 공무원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과장이 이끄는 공공인공지능혁신과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부서다. 최근에는 AI가 문서를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보고서 양식을 단순화하고, 출장 중에도 휴대전화로 업무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온 AI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정 과장은 "행정 수요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공직사회는 여전히 문서 작성과 자료 취합 같은 반복 업무 비중이 크다"며 "AI를 활용해 공무원이 더 중요한 판단과 정책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손댄 건 보고서 작성 방식이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업무시간 상당 부분을 보고서 작성에 쓰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료를 다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아래한글(HWP) 기반 문서는 복잡한 표와 도식이 많아 AI가 제대로 읽지도 못한다.

이에 행안부는 불필요한 꾸밈 요소를 줄이고 표 구조를 단순화해 AI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마크다운(Markdown)' 기반 보고서 작성 방식을 도입했다. 사람이 보기 좋은 문서보다 AI가 읽고 바로 활용하기 좋은 문서로 바꾸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였다. 내부에서는 '왜 사람이 AI에 맞춰야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지만, 정 과장은 "업무 효율이 좋아지는 사례가 쌓이면, 자연스레 수용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출장 중에도 휴대전화로 업무망 자료를 확인하고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온 AI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출장지에서 보고 자료 하나를 전달하려 해도 업무망 파일을 인터넷망으로 옮긴 뒤 메신저로 다시 보내야 했다. 온AI 모바일은 이런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4개 부처 공무원 약 8000명이 사용 중인데, 다른 부처에서 '우리도 빨리 도입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정 과장은 앞으로 공무원 개개인이 AI를 활용해 자신의 니즈에 맞는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 과장은 "예전에는 업무 자동화 도구를 만들려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배워야 했지만, 지금은 채팅하듯 수정 사항을 말하면 AI가 구현해주는 단계까지 왔다"며 "앞으로는 공무원들도 자기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대시보드를 직접 만들고 다른 기관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과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공무원 업무 방식을 AI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어떤 배경에서 추진하게 됐나.

"행정 수요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공직사회에서는 여전히 문서 작성이나 자료 취합 같은 반복 업무 비중이 크다. 이런 업무 부담을 줄여 공무원이 더 중요한 판단과 정책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I 전환에 서두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공무원이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일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품질도 함께 높아지는 변화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공무원들의 '니즈'가 가장 큰 분야는 뭔가.

"결국 보고서 작성이다. 중앙부처 업무의 상당 부분이 보고서 작성과 회의 준비에 집중돼있다. 사실 보고서 작성은 기획보다 자료와 법령을 찾아 정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쓴다. 이 영역은 AI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는 AI가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공무원이 그걸 검토하거나 수정하는 방식으로 점점 바뀔 것이라고 본다. 올해가 그 변곡점이다. 다만 현재 행정 문서 대부분이 한글(HWP) 파일 기반이다 보니 AI가 문서 구조나 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보고서의 불필요한 장식을 줄이고 AI가 잘 읽는 마크다운(Markdown) 형태로 보고서 문법 자체를 바꾸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내부 반응이 어땠나.

"3월 말 내부적으로 'AI 시대 보고서 작성법'을 시행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컸다. 불필요한 꾸밈 요소를 줄이면 오히려 보고서를 더 편하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왜 AI에 사람이 맞춰야 되냐'는 반발도 많았다. '이렇게 바꾸면 내 업무가 얼마나 편해지나'를 체감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그런 뒷단의 변화까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성공 사례가 쌓이면 수용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정준우 행정안전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이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온 AI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개해달라.

"민간에서는 이미 모바일 중심 업무 환경이 익숙하지만, 공공은 여전히 PC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 출장 중 보고 자료 하나 전달하려고 해도 업무망 파일을 인터넷망으로 옮긴 뒤 메신저로 다시 보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온 AI 모바일은 이런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무원이 출장이나 외부 일정 중에도 휴대폰으로 업무망 자료를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4개 부처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다른 부처들에서도 '우리도 빨리 도입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AI 활용 과정에서 보안 우려는 없나. 또 환각(hallucination·인공지능이 없는 사실을 그럴 듯하게 지어내서 답변하는 오류)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나.

"정부 내부 자료는 기본적으로 외부 인터넷망에 반출되기 어렵게 설계돼있다. 지난해 11월 업무망 안에 범정부 AI 공통 기반을 구축하면서 GPU와 AI 모델도 내부망 안에 직접 설치했고, 데이터도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분리했다. 환각 문제와 관련해서는, AI 결과물을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종 검증과 책임은 결국 사람이 맡아야 한다. 다만 최근에는 AI 정확도가 과거보다 많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AI가 참고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를 계속 구축하는 것이다."

-앞으로 공공부문 AI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단순히 중앙에서 서비스를 만들어 배포하는 수준을 넘어, 공무원 개개인이 자기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는 환경으로 가야 한다. 최근 확산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일상언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해주는 개발 방식)'도 그런 흐름의 하나라고 본다. 예전에는 업무 자동화 도구를 만들려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배워야 했지만, 지금은 채팅하듯 수정 사항을 말하면 AI가 구현해주는 단계까지 왔다. 앞으로는 공무원 개개인이 자기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고, 이를 다른 부처나 지자체와 공유하는 방식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중요한 건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써봤더니 업무가 편해졌다는 경험이 있어야 수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지금은 좋은 사례들이 기관 안에서만 공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험을 다른 부처나 지자체까지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공무원 개개인이 만든 도구를 보안 우려 없이 배포할 수 있는 환경과 현실적인 인센티브도 뒤따라야 한다. 예산 확보부터 구축까지 2년 넘게 걸리는 경직된 사업 체계도 개선돼야 한다. 앞으로는 공무원들이 직접 작은 업무 도구를 만들어보고 먼저 효과를 검증한 뒤 빠르게 확산하는 방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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