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막스플랑크 차미영 단장 "외산 AI 의존하면 서비스 차단시 국내 생태계 마비"
등록 2026.07.07 13:45:25
[인터뷰]차미영 MPI-SP 단장, 한인과학기술인대회 기조강연 진행
"외산 모델·API 의존 시 서비스 중단돼도 하염없이 기다려야"
"코어기술이 곧 소버린 AI…잠재력 있는 韓 인재·투자 기반 살려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차미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안 및 정보보호연구소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7/NISI20260707_0021353468_web.jpg?rnd=20260707121534)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차미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안 및 정보보호연구소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7. [email protected]
차미영 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MPI-SP) 단장 겸 KAIST 교수는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코어기술' 확보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차 단장은 이날 '2026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기조강연자로 참석했다. 그는 AI가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한국이 단순 활용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산 대형언어모델(LLM)이나 해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서비스가 막히거나 사라졌을 때 국내 산업과 연구 생태계가 직접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 ‘페이블·미토스’ 서비스 통제 사례를 거론하며 외산 모델·API 의존의 위험성을 짚었다. 차 단장은 "페이블을 한번 써본 사용자들은 페이블이 다시 나올 때까지 일을 안 한다고 하더라"며 "기존 모델을 넘어서는 우수한 성능을 이미 써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이 우리 것이 아니고 외부 API에 의존하는 상태라면, 서비스가 막히거나 사라졌을 때 우리가 손볼 수조차 없다"며 "코어기술이 남의 손에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라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코어기술이 있어야 그다음 가능성도 논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어기술과 소버린 AI를 사실상 같은 문제로 봤다. 차 단장은 '코어기술을 소버린 AI와 같은 의미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같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어 데이터를 많이 넣은 모델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국가와 산업이 지속적으로 통제·개선할 수 있는 핵심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차 단장은 한국 AI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럽에서는 자체 AI 모델 기반이 약화되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AI 인재와 연구 역량, 국가 차원의 투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은 AI 랭킹도 높고 인재가 많다. 이미 잠재력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코어기술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AI 모델을 만드는 국가적 사업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기서 스타 모델이 나올 수 있다면 좋은 투자"라고 강조했다.
차 단장은 코어기술 개발이 단순한 코딩 역량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코어기술은 수학과 전산 등 기초과학 중심의 역량이 없으면 하기 어렵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코어기술을 잘할 수 있는 팀이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연구자와 다른 분야 연구자가 만날 수 있는 틀이 있어야 한다"며 AI 활용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AI가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 다양한 영역에 걸쳐 융합하는 'AI+X'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산업·사회·정책·법·인류학 등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AI 연구자와 다른 분야 전문가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뉴욕=AP/뉴시스] 2026년 2월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웹사이트 페이지와 기업 로고가 띄워져 있는 모습. 2026.06.02.](https://img1.newsis.com/2026/06/02/NISI20260602_0002151629_web.jpg?rnd=20260602224550)
[뉴욕=AP/뉴시스] 2026년 2월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웹사이트 페이지와 기업 로고가 띄워져 있는 모습. 2026.06.02.
Q. 한국 AI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AI 연구에서는 일단 코어기술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몇몇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고, 그 인프라를 따라가기가 정말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과제들이 있고, 앞으로 판도가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본다. AI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해법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Q. 왜 AI 코어기술을 그렇게 강조하는건지?
"코어기술은 놓치면 안 되는 영역 이라고 본다. 코어기술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응용을 하기도 어렵고, 전반적으로 외부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 최근 페이블·미토스 차단 사태를 보면 코어기술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 수 있다. 페이블(페이블5)을 한번 써본 사용자들은 페이블이 다시 나올 때까지 일을 안 한다고 하더라. 기존 모델을 넘어서는 우수한 성능을 이미 써봤기 때문이다. 외부 모델이나 API에 의존하는 상태라면 그 API가 막히거나 서비스 자체가 사라졌을 때 우리가 손볼 수조차 없다. 코어기술이 남의 손에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라면, 그냥 하염없이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Q. 코어기술과 소버린 AI는 같은 의미로 봐도 되는건지?
"같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결국 우리가 안정적으로 계속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세계 최고가 아니더라도 세컨드 베스트 수준의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 외국 기술을 가져다 쓰다가 갑자기 서비스가 사라지는 사태를 이미 보면서 많은 분들이 놀라고 있다. 그래서 코어기술을 갖고 있어야 그다음의 가능성도 논의할 수 있다."
Q. 한국은 코어 AI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저는 긍정적으로 본다. 한국은 AI를 잘하는 나라다. 여러 지표에서 AI 연구 역량이 높은 편이고, 인재도 많다. 막스플랑크가 있는 독일의 경우 제조업이나 기초과학, 화학, 제약 같은 분야는 매우 강하지만 AI 연구자 풀이 많지 않아 처음부터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반면 한국은 AI 인재가 있고, 국가적으로 AI 모델을 만드는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미 포텐셜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코어기술을 놓쳐서는 안 된다."
Q. 정부의 국가대표 AI 기업 지원이나 소버린 AI 투자는 어떻게 보는지?
"국가대표 AI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AI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스타 모델이 나올 수 있다면 좋은 투자라고 본다. 학생이나 연구자 입장에서도 '이 분야가 중요한 문제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고, 결과물도 궁금해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소버린 AI가 사라지는 상황에 대해 위기의식이 크다. 우리는 아직 모델이 있고, AI 인재도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AI 경쟁력을 위해 코어기술만 확보하면 충분한건지?
"코어기술도 중요하지만 AI가 영향을 끼치는 곳이 너무 많기 때문에 AI+X 영역도 정말 많이 돼야 한다. 대부분의 연구자는 코어기술을 만드는 쪽에 있고, 사회 활용과 응용을 연구하는 사람은 저를 비롯해 AI 연구 안에서도 소수다. 그런데 AI는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학, 정책, 인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 연구가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차미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안 및 정보보호연구소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7/NISI20260707_0021353463_web.jpg?rnd=20260707121534)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차미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안 및 정보보호연구소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7. [email protected]
"AI 연구자와 다른 분야 연구자가 만날 수 있는 틀이 있어야 한다. 막스플랑크에는 MP-AIX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학생 한 명이 지도될 때 반드시 AI나 머신러닝 분야 지도교수와 다른 분야 지도교수가 함께 공동 지도를 하는 구조다. 서로 만날 일이 없었던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다. 이런 틀이 있으면 AI+X를 하고 싶은 연구자들이 훨씬 쉽게 협업할 수 있다."
Q. AI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한국은 우리가 잘하는 것에 힘을 모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우수한 인재도 많다. 유럽은 편향이나 권리 보호 등에 대한 인식이 매우 강하고 장점도 많지만, AI처럼 빠르게 가야 하는 산업에서는 제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이런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정말 많다고 본다."
Q. AI 분야에서 규제를 늦추고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인가.
"그런 뜻은 아니다. 규제를 미뤄놓고 하라는 것이 아니라 샌드박스 안에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에 사용자들이 쓰기 전까지는 그 안에서 충분히 다양한 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은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실험 공간을 잘 만들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Q. AI 생성 허위정보 대응은 어디까지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AI가 만든 콘텐츠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AI로 생성된 음악이나 영상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문제는 의도적으로 특정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는 콘텐츠다. 가령 기후변화 같은 주제에서 극단적인 생각을 갖게 하거나 분노의 감정을 섞은 영상들이 나오고 있다. AI 생성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도 나오지만, 곧바로 그것을 넘어서는 생성 기술이 다시 나오기도 한다. 완벽하게 잘하기 어려운 분야다."
Q. AI 시대 거버넌스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지?
"정보를 얻는 경로가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검색을 하거나 소셜네트워크에서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많은 경우 AI에게 먼저 물어본다. 그런데 그 대화는 (플랫폼) 외부에서 볼 수 없다.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궁금해하고 무엇을 물어보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진 셈이다. 기술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고,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 플랫폼이 개인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측정하고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벤치마크와 기준이 필요하다."
Q. 한국 연구환경에 제언한다면?
"연구비의 호흡이 길어야 한다. 막스플랑크의 장점은 안정적인 장기 연구비다. 해마다 연구비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지금 유행하는 연구 제안서를 써서 과제를 따야 하는 구조라면 연구자도 빨리 될 것 같은 연구를 제안하게 된다. 1년, 3년짜리 과제는 너무 짧고, 5년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호흡이 생긴다. 해마다 연구비가 차감되지 않는 안정적 지원도 중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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