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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한 표 보여주고 "태워 달라"…'고속버스 거지' 등장

등록 2023.03.22 14:07:09수정 2023.03.22 14: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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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하나에 승객은 둘, 확인해 보니

카드 결제 취소한 표로 버스 탑승 시도해

취소한 표 보여주고 "태워 달라"…'고속버스 거지' 등장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배달 거지는 들어봤어도 고속버스 거지는 처음 들어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버스 기사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어제 안성에 위치한 모 정류장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운을 뗐다.

작성자는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할머님께서 버스에 올라오셔서 승차권을 단말기에 스캔하시는데 '승차권을 확인해 달라'는 메시지가 계속 들렸다"며 "손님에게 양해를 구한 뒤 승차권을 받아 확인해보니 제 버스가 맞았다"고 썼다. 이어 "좌석 번호가 몇 번인가 봤더니 3번 자리였다"며 "그런데 이미 3번 좌석에는 손님이 앉아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작성자는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두 분의 승차권을 제대로 확인했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이 없었다"며 "정말 다행히도 빈 자리가 있어서 두 분 다 서울로 모시고 왔는데 회사에 보고했더니 믿지 못할 대답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차권을 들고 계셨던 손님(할머니)이 원인이었다. 회사에서 파고 들어가 보니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해 받은 뒤 카드의 결제를 취소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성자는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으로 3번 좌석을 구입하신 분은 취소된 표가 나와서 정당하게 구입했던 것"이었다고도 밝혔다. 또 "지금에야 모든 게 확인돼 결과를 들었지만 당시 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며 "만약 제 버스가 매진된 상태였다면 아주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작성자는 "당시 제가 해 드릴 수 있었던 답변은 '두 분이 동시에 표를 구입해서 이중으로 발권이 된 것 같으니 빈 자리에 앉아서 가시라'는 것뿐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배달 거지는 들어봤어도 고속버스 거지는 처음 들어본다"며 "회사에서는 경찰에 의뢰한다고 한다. 만약 일부러 이렇게 하신 거라면 꼭 법의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다수의 네티즌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버스나 기차도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악용해서 무임승차를 시도하는 사례가 있냐", "카드 결제를 취소했다면 표를 회수했어야 할 텐데,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고속버스 운송사업 운송약관에 따르면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았거나 환승 정류소에서 승차권을 변경하지 않고 승차한 경우 승차 구간의 기준 운임의 10배 이내에 해당하는 부가 운임이 요구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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