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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 거물 선우 이웅진, 기업회생 자초…왜?

등록 2012.10.24 12:01:38수정 2016.12.28 01: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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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웹사이트 couple.net을 통해 온라인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했다.  선우 이웅진(45) 대표는 “결혼정보회사의 전통적인 서비스이자 회원접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매니저매칭가입을 받지 않는다”는 ‘비상식적’인 경영방침을 밝혔다. “지금까지 결혼정보회사는 연회비를 받는 회원제 서비스를 주로 해왔다. 매출을 고려하면 연회비는 큰 매력이 있다. 하지만 회원제는 다단계 판매와도 같다. 언젠가는 끝이 있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회원이 계속 유입되지 않으면, 규모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100만원대 이상의 큰 비용을 내는 부담이 있고, 회사가 이 비용으로 고객에게 1년 동안 서비스하는 데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지금과 같은 비용체계로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우는 적자였을까, 밑지고 장사를 했다는 말인가. “실제 서비스에는 회비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정말 저렴하게 서비스한 것이다. 서비스를 잘하건 못하건 이 비용으로는 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다. 20년 동안 이 사업을 했지만 돈 번 회사는 못봤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그런 회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기존 결혼정보회사 모델은 실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과금체계에서 실패했다. 추구하는 서비스에 비해 비용이 너무 저렴했고, 회비방식은 회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액 회비를 낸 회원들은 많은 요구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회사는 회비를 1년 동안 서비스하는 비용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당장 그 달에 지출해 버린다”는 설명이다.  커플매니저 양성도 어렵다. “커플매니저 양성에 시간은 물론 비용이 많이 든다. 남녀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일은 고도로 전문화된 영역이며 그래서 전문가 양성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니저 업무는 저임금이다. 더구나 연회원제는 고객과 매니저 간에 끊임없는 갈등을 유발한다. 장기 근속자를 만들기 힘든 구조”라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결혼정보회사는 수백곳에 이르고 있다. 돈이 안 되는 사업이라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결혼정보회사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사업이다. 고객이나 사회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 회사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고 있지만, 그만큼 없어지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여기에는 과대 광고가 한몫을 했다. 회원을 많이 받기 위해 광고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호황업종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에 대한 고민보다 매출논리에 빠져 있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우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회원제 접수를 중단한 대신, 횟수당 비용을 과금하는 couple.net 시스템이다. 고객 스스로 원하는 이성을 검색하는 3만원대 셀프매칭, couple.net이 판단해서 어울리는 이성을 추천하는 10만원대 추천매칭, 그리고 오프라인 단체미팅 개념의 미팅이벤트 등의 서비스다.  이 대표는 “회사가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해놓고, 고객들이 자신의 경제적 형편이나 취향에 맞게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니 고객 불만은 당연히 줄어든다. 또한 회당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적다. 회사로서는 당장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결혼정보회사가 더욱 대중화돼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우 couple.net은 국내에 이어 영어권 사이트를 오픈했다. 12월 중국어권, 2011년에는 일본어권과 스페인어권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를 선택하고, 그 결과로 기업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기업회생을 신청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놀라움을 안긴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47) 대표가 입을 열었다.

 먼저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에서 고액의 1년치 연회비를 미리 받는다. 이후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전문 커플매니저 양성보다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회원가입을 받아 고객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우는 업계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인한 서비스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미 1998년부터 기술개발에 투자해 130억~150억원을 투입했다"며 "그 결과 일반 결혼정보회사의 수백만원대 서비스보다 더 수준이 높다고 자부하는 3만원대 셀프매칭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선우가 커플닷넷(couple.net)를 토대로 2005년부터 시작한 셀프매칭은 고객이 직접 원하는 이성상을 검색하면 매칭시스템이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셀프 매칭은 거의 모든 결혼정보사가 시행 중인 커플매니저 매칭보다 더 정교하고, 만족도 높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도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달리 셀프매칭이 선우에게는 쥐약이 된 것은 맞다"고 털어놓았다.

 즉 "셀프매칭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들어간 천문학적인 금액은 물론 이 서비스가 안정화돼 자리를 잡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 고정 유지비는 계속 지출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반면, 고가의 커플매니저 매칭서비스를 포기함으로써 목돈이 넝굴째 굴러들어오는 일은 없어져 매출 감소가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종전의 커플매니저 매칭서비스를 재개해 매출을 회복하느냐, 어렵더라도 셀프매칭을 계속 고수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지만 선우는 오늘을 위해 기존 서비스로 회귀하는 대신 내일을 위해 셀프매칭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결국 회사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지만 셀프매칭서비스는 어느 덧 높은 성공률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춰가고 있고 이용자와 매출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앞으로 점점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갈 것이며, 기업회생도 잘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미래에도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진짜 문제는 내부 개혁과 노력 없이 광고로 서비스를 포장하고 경쟁사에 대해 마타도를 일삼는 일부 결혼정보사들이다. 업계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최선일텐데 그렇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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