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애완동물 이야기-사람과 꼭 닮은 원숭이 키워보자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기르는 종류는 일본원숭이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여우원숭이, 안경원숭이, 다람쥐원숭이, 돼지꼬리원숭이, 희말라얀 원숭이 등도 더러 눈에 띈다. 예전에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원숭이들을 요즘에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바로 원숭이도 애완동물 대열에 끼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과 흡사한 이들을 보며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자기에의 반성까지 한다. 요즘 들어 원숭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에서 들여오기 위한 갖가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원숭이들을 수입할 수 있는 법적인 절차가 확정된다면 더욱 많은 수의 원숭이들이 우리 인간들과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원숭이들은 태어난 지 10일쯤 되면 무엇이든 입에 넣는다. 아마도 생존을 위한 천성적인 습관일 것이다. 이 녀석들은 20일쯤 되면 재롱도 부리고, 앞니가 나고, 나무에도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나무에 기어오를 수 있는 높이는 약 1미터 정도지만 어린 원숭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높은 것이다.
원숭이들은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데 그 중에서도 ‘모정’은 사람들의 그것과 비교된다. 어미 원숭이들은 새끼가 죽게 되면 죽은 새끼를 차마 떨치지 못한 채 함께 안고 다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원숭이들은 자신의 몸을 다듬는 털 손질에 무척 관심이 많다. 두 마리의 원숭이를 사육하면 어김없이 서로 어울려 상대방의 몸을 만지고 털을 손질한다. 털을 손질하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동체에 대한 인식도 함께 하는 듯하다. 이때 사랑의 감정도 느낀다. 이 녀석들에겐 감정을 서로 교환하는 수단으로 털 손질이 무척 필요한 것이다. 털 손질을 할 때 이 녀석들은 피부 속에 살아 있는 이 같은 기생충을 잡아 준다.
원숭이 새끼들은 다른 동물의 새끼들보다 훨씬 장난이 심하다. 씨름이나 달리기, 재주넘기 등은 기본이고 나무 위에 오를 때에도 장난을 쳐 상대방을 떨어뜨린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어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때로는 장난이 너무 심해 싸우기도 한다. 그러면 어미 원숭이는 소리를 질러서 그 싸움을 말린다.
원숭이들은 잡식성이다. 일반적으로 나뭇잎과 과실 등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지로는 곤충이나 작은 설치류 등도 먹는다. 하지만 식성에 따라 살아가는 생활 양태도 달라진다.
곤충을 먹는 녀석들은 주로 밤에만 활동한다. 이에 비해 나뭇잎이나 열매 등 식물성을 먹는 원숭이들은 환한 낮에 활동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육하는 원숭이들은 아무것이나 잘 먹는다. 그래서 애완용 원숭이들에게 애완동물용 사료와 과일 등을 주면 잘 먹는다. 한마디로 키우기가 쉽다는 뜻이다.
원숭이들은 동작이 매우 빠르고 높은 곳에도 쉽게 잘 올라가기 때문에 키우는 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장롱이나 화장대 등에 올라가 물건을 만져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긴 팔을 내밀어 전깃줄 등의 위험물을 잡아당기기도 한다. 화분이나 꽃병 등을 깰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원숭이를 키울 때는 꼭 튼튼하면서도 널찍한 케이지가 꼭 필요하다.
게다가 비상 약품 등을 비롯한 물품 등도 잘 보관하여야 한다. 원숭이는 사람 흉내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삼키거나 위험한 장난을 하기도 하여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원숭이가 떨어지거나 문제가 생겨 동물병원 신세를 진다면 잘 보살펴야 한다.
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해서 정성껏 관리하면 회복도 빠르다. 만약 수술을 할 경우엔 수술 부위를 감싸는 붕대나 약 등의 뒤처리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자칫 소홀하면 붕대 등을 일일이 풀어헤쳐서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까지 있다. 또 장난감 등 놀이기구를 가지고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장난감을 가지고 재롱도 잘 부린다.
이 녀석들은 3∼4일에 한번 씩 목욕을 시켜 주는 것이 좋다. 목욕을 시킬 때는 애완동물용 샴푸와 린스를 사용하면 된다. 목욕 후에는 원숭이들에게도 멋을 낼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옷도 입히고 액세서리도 꽂아 주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자까지 씌워도 좋다. 간혹 동물에게 지나치게 꽉 끼는 옷이나 불편할 정도로 치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것은 진정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자세가 아니다.
원숭이는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영리한 동물은 아니기 때문에 훈련을 시킬 때는 일반 동물과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하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다. 훈련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신의 배설물을 아무데나 실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사랑으로 다스려야 한다. 이 세상 모든 동물에게 가장 잘 통하는 약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녀석들은 발정기가 되면 외음부가 조금 부풀어 오르며 약간의 출혈이 생긴다. 임신 기간은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하지만 평균 4∼7개월이다.
원숭이도 광견병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 1년에 한 번씩 또는 2∼3개월에 한 번씩 구충제도 먹여야 한다. 게다가 특히 여름철에는 날것이나 찬 것을 많이 먹이면 설사 등 배앓이를 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조심하여야 한다. 감기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원숭이는 특히 이물질을 잘 먹는다.
비상약 등은 원숭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깊숙이 넣어 놓고 동전 크기의 작은 물품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놓아두어야 한다. 피부나 평소 행동을 잘 살펴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인근의 동물병원에서 동물의사에게 상태를 보여야 한다.
윤신근 박사(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09호(1월1일~7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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