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만 보고싶네, 뮤지컬 '캣츠'

한때 누구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그녀는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해 젤리클을 떠났다. 지금은 늙어버려 젤리클의 다른 고양이에게 외면 당하고 외로워하는 그리자벨라의 마음이 이제야 오롯이 느껴졌다.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너미'가 새로운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모리'를 부르는 그리자벨라를 '올해의 젤리클' 고양이로 선택한 순간. 그녀를 경계했던 고양이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함이 올라온다. 1981년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 이후 쌓인 공력은 관객의 나이에 따라 그만큼 쌓였다.
나이가 더 들면 올드 듀터러너미를 동경하게 될 듯하다. 젤리클의 선조고양이인 그는 지혜롭고 현명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매년 젤리클 축제에서 한 고양이를 선택, '헤비사이드 레이어'로 보내 새 삶을 준다. 후배 고양이들을 지켜보는 그의 심정을 어떨까.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통하며 이제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캣츠'를 또 봐야 하는 이유다. 이미 익숙하다고 생각함에도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시인 T S 엘리엇(1888~1965)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들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고양이 축제 '젤리클 볼'에 모인 각양각색 고양이들이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볼 때마다 고양이들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캣츠' 본연의 뮤지컬적인 매력은 여전하다. '메모리'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등 현존 최고의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넘버는 곱씹을수록 귀에 감기고, 실제 고양이 대 사물의 비율을 따와 사람이 연기하는 고양이의 눈높이에 맞춰 3~7배로 확대·제작된 세탁기와 깡통 등 무대 장치는 환상을 자극한다. 킴블샹스를 비롯한 고양이들이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를 모아 기차 형상을 만들 때의 신기함과 동화적인 쾌감은 '캣츠'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공연 중에는 물론 20분간의 인터미션 도중에 객석에 내려와 애교를 부리는 등 함께 관객과 즐기는 모습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영어로 공연하고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이번 내한공연에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도 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2막이 오른 직후 어린 고양이 '실라밥 '이 '메모리'의 변주인 '더 모멘츠 오브 해피니스(The Moments of Happiness)'를 부를 때 일부를 우리말로 들려준다. 이 뿐 아니라 중간중간 외국 배우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우리말 대사가 있으니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캣츠'는 배우들에게 가장 혹독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2시간20분의 러닝타임은 물론 인터미션에서도 객석 1, 2층 사이를 휘젓는다. 발레를 연상케 하는 고난도의 안무로 발목을 접질리는 등 배우들의 부상도 잦다. 그만큼 배우들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몇몇 대형 뮤지컬의 내한공연에 출연한 외국 배우들의 기량이 떨어진 것을 경험한 한국 관객들은 의심을 충분히 내려놓아도 된다. 2011년 설앤컴퍼니의 '캣츠' 라이선스 공연에 출연한 한국 배우들 호연 못지 않다.
'캣츠'는 웨버와 4대 뮤지컬을 모두 프로듀싱한 캐머런 매킨토시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이다. 1981년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 2002년 5월까지 21년간 8950회 공연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18년간 7485회 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에는 1994년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내한공연과 라이선스 공연 등을 통해 총 120만명이 관람했다.
이번 무대는 8월24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볼 수 있다. 서울 공연 후 대구, 부산 등으로 지방 투어를 돈다. 5만~14만원. 설앤컴퍼니 클립서비스. 1577-3363
고전 뮤지컬을 또 봐야 하는 이유 ★★★★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