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집밥 그대로"…CJ제일제당 부산 햇반공장 가보니

CJ제일제당의 부산 햇반공장 생산2팀 심진욱 사원은 지난달 31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햇반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부산 공장은 햇반을 비롯해 다시다·푸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핵심 식품사업장이다. 시간당 10톤(t) 가량의 햇반을 생산한다.
심사원은 "밥이 산소와 닿으면 묵은내가 나고 누렇게 변하며, 수분이 빠져나가면 밥맛이 떨어지게 된다"며 "안전한 다층 구조의 용기와 필름이 산소 차단층을 갖고 있어 밥맛의 품질을 오랫동안 지속시켜 준다. 밥 안에 있는 향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외부에 있는 산소와 수분이 밥 안으로 침투하지 않는다. 햇반은 상온 기준으로 9개월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햇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선하고 최고의 쌀만을 엄선해 사용한다"며 "햇반에서 사용하는 원료는 현미부터 잡곡류까지 다양하고, 현장에서 사용하는 백미 같은 경우에는 현미 상태로 입고 받아서 자가도정 시스템을 거친다. 현미에 있는 미강(현미를 백미로 만들 때 생산되는 쌀겨와 쌀눈의 혼합물)을 깍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최상의 품질을 늘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쌀은 도정하는 순간부터 수분함량이 떨어지며 밥맛이 떨어진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도정 설비를 보유해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고 있다.
자체 도정 설비가 있기때문에 쌀 품종별로 맞춤도정이 가능하고, 도정 후 하루 내에 햇반을 만들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다. 같은 품질의 쌀이라도 재배와 보관 조건에 따라 해마다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도정단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개별 쌀의 특성에 맞춰 최적의 도정 조건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햇반 연구진들은 매년 원료 쌀의 생육과정(모내기·관리·수확)을 직접 현장에서 점검·관리한다. 그 해에 가장 맛있는 쌀을 찾기 위해 전쟁 같은 원료 확보 경쟁을 치른다. 양질의 쌀을 사용하되 산지의 차이가 맛 차이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도 같은 밥맛을 낼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검증한다.

심사원의 설명을 들은 뒤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제품 생산라인을 볼 수 있는 통로로 향했다. '공장'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미술관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깔끔한 내부는 물론이고, 생산 전 과정이 대부분 자동화돼 있어 직원들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햇반 제조 공정은 총 8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로 용기를 투입한다.
먼저 당일 도정 시스템을 거친 쌀은 씻기와 불리기 공정을 거친다. 쌀 씻기 기계를 사용해 손으로 문지르듯 3번을 씻어내고, 산소를 제거해 쌀 내부에 균일하게 수분을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탈기수를 사용해 1시간 정도 균일하게 물을 흡수시켜 일정한 밥맛을 내게 한다.
이렇게 씻고(세미) 불린(침지) 쌀은 덕트(Duct)를 따라 이동한다. 쌀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쌀은 불렸던(침지됐던) 물과 같이 이송된다. 집에서는 보통 불렸던 물로 밥을 짓지만, 햇반 공장에서는 불렸던 물을 제거하고 쌀이 물과 분리해 충전된다.
2단계는 불린 쌀을 개별용기에 담는 과정이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용기에 있는 이물을 제거하기 위해 용기이물 흡입장치를 사용, 품질관리를 진행한다.

4단계는 물을 충전하는 공정이다. 가압살균된 상태의 쌀 위에 마이크로필터로 필터링된 물을 충전해준다.
5단계는 취반공정이다. 압력밥솥과 같은 원리로 140도, 3기압 이상의 고온·고압 상태에서 밥을 하게 된다.
곤돌라에 제품을 얹어서 취반기 안으로 들어간다. 곤돌라는 한 단에 제품 10개, 총 7단으로 구성돼 있다. 한 개의 곤돌라에 총 70개 제품이 취반기로 들어간다. 취반존 안에는 곤돌라가 59개 있어 약 4130개(70*59)의 제품을 한 번에 싣고 밥이 만들어진다.
밥이 되는 데는 30~35분이 걸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밥은 반도체 공정 수준의 클린룸(Clean Room·무균포장처리시설)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한다.
6단계 밀봉 공정이다. 질소충전하고, 1·2차 실링을 거쳐 안전하게 밀봉한다. 균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방부제 없이 상온 보관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장을 마친 '햇반'은 7단계 증숙공정을 거친다. 집에서 갓 지은 것처럼 고슬고슬하고 깊은 밥맛을 내기 위해 15분간 뒤집어 증숙 설비 내에 둔다.
증숙 공정은 뜸을 들이는 것으로, 밥에 있는 수분편차를 일정하게 맞춘다. 제품 상부에 있는 수분을 하부로 균일하게 맞추기 위해 똑바로 되어 있던 제품을 한 번 뒤집는다.
또 설비 안에 80도 되는 열탕이 있다. 열탕에 제품이 들어가면 뜰 수가 있어 곤돌라로 잡아준다. 그래도 혹시 모를 제품의 리드필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을 한 번 뒤집어서 넣는다.
8단계는 냉각공정이다. 미생물 증식 억제와 완제품 출하를 위해 20도 물로 15분간 제품을 식혀주는 단계다. 급속 냉각해 진공상태의 '햇반'은 유통과정에서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물기를 제거해주기 위해서 건조기를 사용하며, 소비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금속·돌 등 이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금속검출기를 이용한다.
중량을 측정해서 중량이 많거나 적은 불량품을 거르는 공정도 거친다. 보통 210g이며 용기의 무게를 포함하면 223~225g이 정상이다. 제품의 유통기한을 날인하고, 박스에 포장해 최종적으로 출하한다.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약 6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거친 공세에도 지금까지 시장경쟁력을 고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맛 품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햇반은 '비비고'와 연계해서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첨병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1997년부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천성대사이상질환(PKU)을 앓아 단백질을 소화하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해 단백질 함량을 10분의 1로 낮춘 '햇반 저단백밥'을 출시했다.
2011년부터는 쌀 품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주요 대학교와 협력해 쌀 품종부터 연구해 쌀부터 최종 제품까지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상의 밥맛을 구현하기 위한 햇반만의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은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햇반은 1996년 출시 당시 생산량이 2000톤(t) 규모에서 지난해 3만t을 넘어 15배 이상 성장했다. 총 누적생산량(2014년 9월 기준)만 11억개다. 올해는 1억6000만개의 판매가 예상된다. 이를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으로 환산하면 1인당 햇반 3개를 섭취하는 셈이다.
이창용 CJ제일제당 부산공장장은 "햇반은 이제 '일상식'을 넘어 '건강식'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단순한 밥의 개념이 아닌 국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한 밥'으로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국내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쌀 가공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겠다. 최고의 기술력(R&D)과 맛 품질을 통해 '건강'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또 한번의 새로운 식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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