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방력 강화 노력 어디까지 왔나
우크라 전쟁, 중국·북한 위협 가중 따라
국방비 증액 지지여론 크게 늘었지만
재정 적자 커 빠른 확대 쉽지 않은 상황
첨단무기 개발보다 보유 무기 지켜야
"중국 등 공격에 반격 능력 유지 가능" 주장도
![[사가미=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석했다. 미군의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1.07.](https://img1.newsis.com/2022/11/06/NISI20221106_0019434866_web.jpg?rnd=20221107153907)
[사가미=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석했다. 미군의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1.0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및 북한의 안보 위협이 중첩되면서 70년 동안 미국에 안보를 의존해온 일본이 자위력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의 힘의 균형이 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국방예산을 빠르게 늘리고 자체 무기 개발에 나섰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평화헌법을 수정해 무력 사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세계 3번째 경제 대국인 일본이 자체 국방력을 강화함에 따라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이 줄고 갈수록 동등한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이 같은 변화는 중국에 맞설 보다 강력한 군사대국이 되길 희망하는 미국 지도자들의 희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
프놈펜 동남아국가연합(ASEAN)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대만의 안정이 지역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는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자체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핵심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지역 안정 위협으로 간주하는 동남아 국가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매달려 있고 미 정부가 바뀌면서 일본에 대한 안보 공약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을 지낸 이와사키 시게루 예비역 장성은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군이 반드시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일본의 국방력 강화는 미국의 안보 우산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 주미 일본 대사 후지사키 이치로는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다. 미국에 모든 것을 맡겨 둘 순 없다. 스스로 할 일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외국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과 적국 영토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고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이 첨단 무기를 자체 제작할 역량을 갖췄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정부 지원 연구비 총액의 2%만이 국방 분야에 지원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연구지원금의 절반 가까이, 프랑스는 10%를 국방 연구 지원에 썼다.
집권 자민당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1% 수준인 국방비를 5년에 걸쳐 2%까지 늘리려 해왔으며 이를 반영한 예산안이 연내 제출돼 내년 초 의회에서 통과할 전망이다.
일본 국민들은 최근까지 국방비의 빠른 증액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독재체제를 강화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최근 여론 조사에선 일본인의 절반 이상이 큰 폭의 국방비 증액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 당국자들은 미국과 서방의 무기 수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공급망 혼란 등으로 무기 수입과 부품 지원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자체 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방상 출신으로 자민당 안보연구위원회 의장인 오노데라 이츠노리는 “일본이 미국 무기 수입에만 의존하면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노데라는 또 미국 군수회사들이 일본에 비밀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데도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이 미국에서 수입한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무기 등을 자체적으로 개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2년 전 자체 전투기 개발에 나섰다. 지금까지 약 2000억엔(약 1조8874억 원)을 투입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설계한 F-X 전투기다.
당초 일본 국방성은 미국 군수 기업과 개발을 상의했었다. 오노데라는 그러나 미국 쪽에서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BAE사와 협력하는 방안을 영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국방성 전투기 프로젝트 관리담당 다테 츠모토는 영국과 협력하면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마틴 메이너스 중령은 미국은 일본이 “영국 등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걸” 지지한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유망한 몇몇 분야에서 방위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윅대 크리스토퍼 휴즈 교수는 영국 회사를 파트너로 삼으면서 일본이 “안보 면에서 독자성을 추구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이 첨단 전투기 제조 기술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국내 생산업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해상 자위대 코다 요지 예비역 중장은 F-X 사업이 “기술자에게는 꿈같은 일이지만 적국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이겨야 한다. 자체 개발 전투기로 적을 필요할 때 무찌를 수 있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적국 영토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의 자체 개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와 관련 오노데라는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법적으로 외국 표적을 공격하는 미사일 개발을 허용하는 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사거리가 긴 미사일 개발에 정부 지원금을 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일본의 정부 부채가 너무 많아 국방비의 빠른 증액도 쉽지 않다고 본다.
방위 전문가들은 그보다는 기존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한 격납고를 짓고 통신망을 구축하고 추가 연료 공급라인을 구축하고 탄약 비축을 늘리는 것이 더 급하다고 주장한다.
미 랜드연구소 일본 안보 전문가 제프리 호능은 일본이 이미 가진 것을 보호해야 “중국이 공격해왔을 때 반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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