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日총리, 취임하자마자 "언행불일치" 야권 비판 직면
조기 총선 입장 급선회…여성 입각 저조한 것도 논란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도쿄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연설하고 있다. 2024.10.02.
1일 소집한 임시 국회에서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야당 측이 요구하고 있던 예산위원회 개최를 보류할 방침을 전해 회기를 9일간으로 할 것을 결정했다.
자민당은 4일 소신표명 연설 후, 7일 중의원, 8일 참의원에서 각각 대표 질문을 실시한 뒤 9일 당수 토론을 실시하는 일정을 제안했다.
이 때문에 중·참 양원 본회의는 예정보다 30분 정도 개회가 늦어졌다. 자민당이 9일 중의원 해산을 전제로 한 회기를 제안한 데 대해 야당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수 토론은 총리와 야당 당수가 1대1로 질의를 실시하지만, 관례상로는 45분간 밖에 없다. 최근에는 야당이 다극화돼 소화불량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예산위라면 전 각료가 참석해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예산위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지난달 14일 일본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국민이 판단하는 재료를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총리의 책임이다. 진짜 거래는 예산위다"라고 발언했다. 같은 달 27일 총재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전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야당 분들과도 논전을 나눈 뒤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30일 회견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 (예산위를 개최할지는) 국회의 판단에 따르고 싶다"고 해,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자민당 내에서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가 비자금 문제에 관여한 의원의 공천 보류를 언급한 것을 들어 "예산위를 열면 공천의 시비가 재점화해, 잃지 않아도 되는 의석까지 잃는다"고 경계하는 견해가 있다.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본부는 각 도도부현련(지부)에 대해 차기 중의원 선거 공천 신청을 10월7일까지 실시하도록 지난달 말 이미 통보했다고 한다. 이를 감안하면 이시바 총리는 10월 중으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같은 달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총재선거 기간 중에는 예산위 개최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지만, 당선 후 입장이 선회한 데 대해 야당은 "거짓말쟁이", "적전 도망이다" 등으로 비판했다.
1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오가와 준야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회기 반대토론에서 이시바 총리가 말한 것을 실행하지 않는 데 대한 항의 차원으로 "유언불실행"이라며 "더 이상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조차 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또 이시바 총리의 '변절'을 추궁했다.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회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싸우기 전부터 도망치고 있다. '적전 도망 내각'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소리를 정중하게 듣는 자세가 전혀 없다"고 여당이 제안한 회기 일정을 거부했다.
다무라 토모코 일본공산당 정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총리 지명 후에 인사 차 방문한 이시바 총리에게 "논의 없는 해산은 있을 수 없다. 철저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시바 총리의 확답은 없었다.
아사히신문은 2일자 사설에서 "총리 취임 8일 후 해산, 26일 후 투개표는, 모두 전후 최단"이라며 "자민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예산위원회 개최에는 응하지 않고, 중참 대표 질문과 마지막 날 당수 토론 한 번에 그치고 싶은 생각"이라며 "국회논전에서 야당에 기회를 주지 않고 새 정부의 기세 속에 선거판에 나서겠다는 것은 당리당략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내각의 여성 각료가 2명에 그친 것을 놓고도 언행불일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 정책집에서는 "선진국 중 최하위에 만족하고 있는 여성 활약의 지표(=젠더 갭 지수)의 신속하고 대폭적인 개선을 도모한다"고 내걸었지만, 여기서도 언행 불일치가 됐다고 2일 보도했다.
이시바 내각에 입각한 여성 각료는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과 미하라 쥰코 어린이정책담당상 등 2명으로 모두 첫 입각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개각 당시 5명의 여성이 입각한 기시다 정권보다 후퇴한 것이다.
일본의 한 양성평등 관련 단체는 "각료 인사는 톱(총리)이 결단하면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체면을 세워야만 했다 하더라도 여성 비율을 높일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이렇게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우에니시 미츠코 호세이대 교수는 아사히에 "여성이 2명으로 줄었다고 인원수나 성별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인재나 배치에 주목하고 싶다"며 "그러한 점에서 새 내각은 '이시바 개인으로서는 찬성했다고 해도, 젠더 정책을 전진시키는 멤버라고는 할 수 없고, 이 분야를 중시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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