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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에 모든 보복 가능"…청부사건 확산에 경찰 배후조직 추적

등록 2026.04.01 06:00:00수정 2026.04.01 06: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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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전국 사건 모아 조직 연관성 분석

익명 플랫폼·가상자산 결합에 수사 난항

[수원=뉴시스]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범죄수익금을 인출한 계좌 명의자를 찾아 보복 후 텔레그램에 인증한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5.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범죄수익금을 인출한 계좌 명의자를 찾아 보복 후 텔레그램에 인증한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5.1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조수원 기자 = "보복 가능합니다. 모든 업무가 가능합니다."

지난달 31일 텔레그램에서 보복 대행을 광고하는 한 업체에 접촉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상담을 이어가자 업체 측은 일정 기간 대상자의 동선을 파악한 뒤 실행에 나서는 방식이라며 착수금 1200만원, 잔금 800만원의 견적을 제시했다.

해당 업체는 단순 오물 테러를 넘어 신체적 피해를 수반하는 의뢰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금은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 테더(USDT)로 요구했다. 실행 전 대상자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포차와 일회용 통신 수단을 사용하고 범행 이후 이를 폐기하는 방식까지 언급되는 등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는 조직적 은폐 정황도 확인됐다.

이처럼 텔레그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보복 대행'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이 전국 사건을 취합해 조직 연관성 분석에 나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돈을 받고 타인의 보복을 대신 수행하는 이른바 보복 대행 범죄와 관련해 전국 각 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을 취합·분석해 배후 조직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개별적으로 취급되던 사례를 통합해 수법의 유사성을 확인하고, 동일 상선에 의한 조직적 범행인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조치다.

경찰은 특히 서울 양천에서 적발된 사건과 기존 사건 간 연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사한 수법의 범행이 잇따르면서 동일 조직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 간 연관성을 분석하고 있다.

익명 채널·가상화폐 결합… 조직형 범죄로 확산

보복 대행 범죄는 텔레그램이나 SNS로 의뢰를 받은 뒤 돈을 받고 타인의 집에 오물을 투척하거나 래커칠을 하는 등 사적 보복을 대신 수행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평택·동탄·군포·의왕 등지에서 유사 범행이 잇따라 확인됐다. 검거된 행동대원들은 대부분 상선의 신원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양천 사건에서는 조직원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외주 고객상담센터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 1000건을 빼돌린 뒤 이를 보복 대상자의 주소 특정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총책 등 4명이 구속됐다. 경기 의왕에서도 아파트 현관문에 오물을 뿌리고 낙서를 하는 범행이 발생해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했다.

이처럼 주요 총책이 구속되고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텔레그램 내 보복 대행 채널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는 일부 채널이 삭제되거나 비공개로 전환된 뒤 유사한 형태로 다시 개설되는 등 수사망을 피해 운영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X(옛 트위터)에서는 '복수 상담', '원한 해결', '청부' 등 해시태그를 내건 계정들이 텔레그램 채널로 유입을 유도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를 토대로 텔레그램 관련 정보를 협조 요청하는 한편 실행자를 검거한 뒤 지시자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선 추적은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등에서 진행 중이며, 서울경찰청은 사건 간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병합 수사하는 방안과 함께 집중 수사관서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의뢰자 특정 어려워…"강력 범죄로 번질 가능성"

텔레그램 익명성과 가상자산 거래 구조 탓에 배후 조직과 의뢰인 특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수사의 걸림돌이다. 실행자에게는 주거침입·재물손괴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범행을 의뢰한 사람에 대해서는 교사범 적용 여부와 신원 입증이 쟁점으로 꼽힌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보복 대행을 의뢰한 사람도 교사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텔레그램 등 익명 구조에서는 신원 특정이 쉽지 않아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익명성 뒤에 숨어 범죄를 의뢰하는 행태가 결국 더 큰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보복을 원하지만 직접 행동하기는 꺼리는 수요와 돈을 받고 범행을 실행하는 공급이 맞아떨어진 구조"라며 "돈만 주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해코지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적 심리가 이 범죄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텔레그램이라는 익명 플랫폼이 의뢰인과 실행자 모두에게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현재는 재물손괴 수준이지만 청부 살인도 원래 작은 것이 확대된 결과"라며 "범행 수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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