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버렸다고 기록"…해외입양 피해 어머니들 진실규명 신청
'생모 가출' '병원 유기'…"엄마가 버렸다고 기록"
"국가가 방관"…진화위에 불법 입양 전수조사 촉구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 피해 어머니 이애리라나씨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뒤 숨진 딸 박미애씨의 사진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6.05.08. creat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02130743_web.jpg?rnd=20260508160937)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 피해 어머니 이애리라나씨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뒤 숨진 딸 박미애씨의 사진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길에 버려져 죽으라고 이 아이를 낳은 게 아니에요."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 딸의 어린 시절 사진이 담긴 액자를 품에 안고 서 있던 이애리라나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그는 1993년 출산 직후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심하게 아프다는 말을 들었다.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 관계자가 나타나 아이를 '큰 병원으로 보내겠다'고 했고, 일주일 만에 딸이 숨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10여년 뒤 이씨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 박미애씨가 미국 미네소타에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는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기쁨보다 충격이 앞섰다고 말했다.
딸은 양부모와의 불화 끝에 집을 나와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했다.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며 자신의 성을 '박'으로 바꾸는 등 스스로 한국인 정체성을 찾으려 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딸이 생을 마감한 날은 법원 판결로 한국 이름인 '박'씨 성을 회복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이씨는 "아이가 (당시) 왜 죽은 것으로 처리됐었는지, 왜 부모 동의 없이 해외입양에 보내졌는지 그 과정을 밝혀달라 요구했지만,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서류 공개를 거부했다"고 호소했다.
어버이날인 이날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실규명연대는 해외입양 과정에서 자녀를 빼앗겼다고 하는 어머니 5명의 진실규명 신청서를 진실화해위에 제출했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아이들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약탈당한 것"이라며 "아동 탈취와 불법 입양 사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수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생모 가출' '병원 유기'…"엄마가 버렸다고 기록"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 피해 어머니들이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자녀 사진을 들고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6.05.08. creat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02130746_web.jpg?rnd=20260508161046)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 피해 어머니들이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자녀 사진을 들고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어머니들의 사연은 제각각이었다. 입양 서류에는 '생모의 가출', '병원에 유기', '친권 포기' 등이 기록됐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김길순씨는 1976년 11월 생후 50일 된 딸 윤시내씨를 동거남에게 빼앗긴 뒤 딸이 미국으로 해외입양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김씨는 수면제를 한 움큼 쥐어 먹을 정도로 괴로운 시간을 견뎌야 했다. 가까스로 찾아낸 홀트아동복지회 입양 서류에는 김씨가 가출 후 딸을 버린 친모로 기록돼 있었다.
김씨는 "갓난 딸의 울음소리가 수십년 간 귓가에 떠나지 않았다"며 "엄마는 절대 너를 버린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남편을 잃은 이귀임씨는 생활고로 두 아들을 목포 보육원에 맡겼다가 3개월 만에 해외입양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겨울옷을 사들고 (보육원에) 갔더니 홀트아동복지회 를 거쳐 이미 프랑스로 갔다고 하더라"고 했다. 두 아들의 입양 동의 서류에는 이씨가 한 적 없는 서명이 기재돼 있었다.
"국가가 방관"…불법 입양 전수조사 촉구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실규명연대는 "입양 기록마다 어머니들은 가출했거나 아이를 놓고 떠났거나 병원에 유기했다고 적혀 있지만, 이는 모두 위조된 기록"이라며 "국가와 입양 기관이 만든 거짓 기록이 어머니를 죄인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원곡의 박민서 변호사도 "실종 아동들이 해외로 입양되는 과정에서 어느 공무원도 이 아동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아동은 아닌지 확인하지 않았다"며 "아동보호시설과 입양기관을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국가와 지자체는 수많은 아동들이 가짜 기록이 만들어져 해외로 입양되는데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외 입양인들뿐만 아니라 국가 주도로 이루어진 해외 입양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녀를 잃게 된 어머니들도 조직적인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라고 강조했다.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실규명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동 탈취·불법 입양 사례 전수조사 ▲해외입양인 기록 접근권 보장 ▲피해 어머니와 아동에 대한 정부 공식 사과 ▲전담 조사기구 설치 ▲피해 가족 상봉 지원 체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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