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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체당금 부정수급 가담 입증 없인 환수 못 해"

등록 2026.05.17 09:00:00수정 2026.05.17 0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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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계좌로 입금된 체당금…자동이체돼

공단, 허위 청구 이유로 환수·추가징수 처분

法 "근로자 가담, 인식 가능성 인정 어려워"

[서울=뉴시스] 체당금 부정수급 정황이 있더라도그 과정에 근로자의 고의적 가담이 입증되지 않으면 환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26.05.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체당금 부정수급 정황이 있더라도그 과정에 근로자의 고의적 가담이 입증되지 않으면 환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26.05.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체당금 부정수급 정황이 있더라도 그 과정에 근로자의 고의적 가담이 입증되지 않으면 환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최근 근로자 A씨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9년 서울 마포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A씨 등은 사업주 또는 현장 소개자의 부탁으로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서류 작성에 협조했다. 이후 이들은 2020년 5월 간이대지급금(소액체당금) 명목으로 각 700만원을 받은 뒤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송금했다.

같은 달 노무사 B씨는 이들 명의로 된 소액체당금 지급청구서를 제출했다. 다음 날 A씨 등의 계좌에 각 700만원씩 입금된 금원은 당일 자동이체 방식으로 전액 B씨 계좌로 출금됐다.

이에 공단은 A씨 등이 실제로 근로하지 않았음에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았다고 보고 체당금 환수와 함께 같은 금액의 추가징수 처분까지 각 1400만원 상당의 반환을 요구했다.

A씨 등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한 방편으로 지시에 따라 내용을 모르는 서류에 서명했을 뿐이고, 이 사건 처분의 전제가 되는 대지급금은 자동이체돼 입출금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한 점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조사에서 확인됐으며, 원고들이 해당 기간 임금을 지급받은 정황도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2019년 12월 이미 임금체불 관련 진정이 접수된 점, 원고들이 2020년 1월에야 임금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체불임금이 있었을 개연성도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 명의로 작성된 체당금 지급청구서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으로 근로자들의 고의적 가담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급청구서에 기재된 근로기간 등에 일부 허위 의심이 없지 않다"면서도 "서류에 날인된 인영은 임의 제작이 가능한 막도장이고 서명 필체 역시 원고들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원고들이 서류 작성에 직접 관여했거나 이를 위임해 허위 청구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러한 사정을 인식했는지도 상당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체당금이 원고들 계좌로 입금된 직후 자동이체 방식으로 전액 빠져나간 점을 언급하며 "원고들의 가담은 물론 이에 대한 인식 가능성도 쉽사리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이 이를 통해 어떠한 이익을 거둔 바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방식이 사업주가 사용한 부정수급 수법 중 하나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자동이체에 동의했는지, 관련 서류 작성에 협조했는지가 규명되지 않았다"며 "원고들이 대지급금을 부정하게 '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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