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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영원하지 않아"…쏟아지는 韓 구조개혁 주문

등록 2026.05.17 08:22:10수정 2026.05.17 08: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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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역대급 초과세수 예상

韓 경제 구조적 저성장 위험은 갈수록 심화

잠재성장률 1%대 기록…15년 연속 하락 전망

KDI·IMF·OECD 등 국내외서 구조개혁 목소리↑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6.05.1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6.05.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역대급 법인세 수입이 예상되면서 정부의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도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초과이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이른바 '국민배당금' 구상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외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일시적 세수 증가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과 재정 구조 문제 대응이 더 시급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은 결국 사이클을 타는 산업 특성상 언젠가는 꺾일 가능성이 큰 반면, 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 복지지출 확대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91조원)보다 약 7배 급증하는 수준이다.

KB증권은 내년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이 90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두 기업이 납부할 법인세 규모만 올해 약 1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정부 전체 법인세 수입(84조6000억원)을 무려 15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특히 내년에는 두 기업의 법인세 납부 규모가 13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초과세수 활용 방향을 둘러싼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AI 시대에는 특정 첨단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큰 만큼, 늘어난 세수를 어떻게 활용하고 사회 전체에 환원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부가 편성한 세입예산보다 세금이 더 걷힐 경우 그 초과분을 국민 환원, AI·첨단산업 투자, 국채 상환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 논란도 이런 배경 속에서 나온 것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처럼 첨단산업 초과이익으로 발생한 재원을 장기적으로 축적·운용하고, 그 수익을 사회 전체와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5.1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5.15. [email protected]

그러나 문제는 이런 '장밋빛 세수 전망' 뒤에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는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복지지출 부담은 커지고 있고, 잠재성장률 역시 매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올해 1.714%에서 내년 1.574%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떨어진 데 이어 내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경제가 장기적으로 낼 수 있는 성장 속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은 장기화된 지 오래다. OECD 기준 한국 잠재성장률은 2012년 3.63%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이어왔고 지난해 처음으로 2% 아래로 내려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약 15년 연속 하락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예정처는 한국 잠재성장률이 2024년 2.0%, 지난해 1.9%, 올해 1.8% 수준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치는 OECD보다 다소 높지만 방향성은 동일하다.

실제 저출생·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동력도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0명으로, 전년(0.75명)보다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1.51명·2022년 기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지난해 약 21%에서 2070년에는 47%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2024년 7월25일 오후 서울시내 한 폐원한 어린이집 놀이터가 잡초로 뒤덮여 있는 모습. 2024.07.2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2024년 7월25일 오후 서울시내 한 폐원한 어린이집 놀이터가 잡초로 뒤덮여 있는 모습. 2024.07.25.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는 단기적인 세수 호황에만 기대기보다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한 노동·연금·재정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되돌리지 못할 경우 반도체 호황 이후 한국 경제가 다시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지난 13일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지금 반도체 경기가 좋거나 내수 개선되거나 이런 것들은 다 경기순환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기 때문에 시일이 지나가면 또 없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잠재성장률은 조금 더 중장기적인,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KDI는 그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 같은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구조개혁 없이는 다시 저성장 구조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KDI는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콕 집으며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재정지출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11월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현 정부의 핵심 경제 목표인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규제 완화, AI 도입 등이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의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OECD도 지난달 발표한 '성장과 경쟁력 기반 2026'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핵심 구조개혁 과제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 완화 ▲AI 시대에 대응한 인재 양성·교육체계 개편 ▲서비스·네트워크 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 축소 등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피터 하윗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KDI 제공) 2026.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피터 하윗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KDI 제공) 2026.05.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FDI는 보다 과감하게 개방해 해외 자본과 기술 유입을 늘리고, AI 시대에 맞춰서는 직업교육과 재교육 시스템을 강화해 산업 수요에 맞는 숙련 인력을 빠르게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서비스·네트워크 산업에서는 기업 진입 장벽과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혁신기업과 스타트업 중심의 생산성 향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피터 하윗 브라운대 명예교수도 지난 15일 KDI·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한국 경제의 가장 시급한 구조개혁 과제'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육성을 꼽았다.

하윗 교수 "한국은 여러 첨단 분야에서 선두 국가이고 계속해서 발전을 거두고 있는 국가로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와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전환 등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 과제를 검토하며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처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확대와 성장잠재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 수립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양극화, 탄소중립 등 장기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재정지출 효율화와 제도 개편 과제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연말 발표를 목표로 중장기 전략 보고서를 마련하는 한편, 부처 협의를 거쳐 일부 구조개혁 과제는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전환 등 중장기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재정 지속가능성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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