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출동!" 15㎏ 장비 메고 암벽 질주…북한산 산악구조대의 24시[현장]
119 특수구조단 북한산 산악구조대 동행 취재기
지대장 1명·대원 8명…총 9명 정예 요원으로 구성
최근 3년간 5월 출동 최다…사고 건수 1위 북한산
길만 600개 방심은 금물 "사고 시 움직이면 안돼"
![[서울=뉴시스]4일 오후 구조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한 여성을 업고 하산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48_web.jpg?rnd=20260516112017)
[서울=뉴시스]4일 오후 구조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한 여성을 업고 하산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구조 출동! 구조 출동!"
낮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은 지난 15일 오후 2시30분. 서울시 119특수구조단 북한산 산악구조대 사무실에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적봉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이 필요하다는 지령이었다. 평온하던 사무실 공기는 순식간에 팽팽해졌다.
대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곧바로 지령서를 확인했다. 정확한 위치를 공유하고 이동 동선을 점검했다.
이날 출동에 나선 산악구조대는 3명이다. 구조 특채 출신의 실종 수색 경험이 많은 김하름(41) 소방장, 클라이밍 분야에 능숙한 베테랑 김병용(34) 소방장, 팀 내 활력소인 이호진(31) 소방교가 출동조를 꾸렸다.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15일 오후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김하름(41) 소방장이 탐방로를 보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2026.05.15. spic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47_web.jpg?rnd=20260516111929)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15일 오후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김하름(41) 소방장이 탐방로를 보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오후 2시50분께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마지막 지점인 법용사 인근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직접 산을 올라야 했다.
기자가 먼저 산행을 시작했지만, 5분도 채 되지 않아 대원들이 곧바로 뒤따라왔다. 15㎏에 가까운 구조 장비를 짊어졌는데도 마치 평지를 걷듯 산을 타기 시작했다. 급경사와 바위 구간에서도 속도가 거의 줄지 않았다.
쉬지 않고 걸음을 이어간 대원들이 법용사에서 노적봉 하단까지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8분이었다. 기자 걸음으로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코스였다.
기자가 산악구조대와 함께 동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도 실족 사고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서울=뉴시스]4일 오후 북한산 산악구조대 박성철(37) 소방장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해 골절이 의심되는 여성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62_web.jpg?rnd=20260516114058)
[서울=뉴시스]4일 오후 북한산 산악구조대 박성철(37) 소방장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해 골절이 의심되는 여성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email protected]
당시 북한산 족두리봉 하단부에서 등산객이 실족했다는 지령이 내려왔다. 구조 대상자는 60대 부부였다. 남편은 평소 편마비 증상이 있어 보호자인 아내 없이는 이동이 어려운 상태였다.
부부는 평소 둘레길만 걷다가 날이 좋아 평소보다 더 안쪽까지 올라왔고, 이동 중 아내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아내는 양쪽 발목 골절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즉시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부상 부위를 고정한 뒤 업기 벨트를 이용해 구조 대상자를 헬기 인양 지점까지 이동시켰다. 가파른 산길에서 대원들은 천천히 환자를 옮겼다.
![[서울=뉴시스]4일 오후 구조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한 여성을 무사히 구조한 뒤 소방헬기로 인양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91_web.jpg?rnd=20260516135833)
[서울=뉴시스]4일 오후 구조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족두리봉 하단에서 실족한 여성을 무사히 구조한 뒤 소방헬기로 인양하고 있다. (사진=북한산 산악구조대 제공) 2026.05.04. [email protected]
당시 출동했던 김진철(45) 소방위는 "4명이 암벽 로프에 매달린 채 기력이 거의 다 빠져 있었다"며 "낮과 달리 밤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훨씬 긴박하고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큰 부상자 없이 구조는 무사히 마무리됐다.
북한산이 관광 코스가 되면서 외국인 구조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김하름 소방장은 지난달 말 구조했던 네덜란드 국적 등산객 2명을 떠올렸다.
김 소방장은 "정규 탐방로였음에도 해가 지고 추워지면서 길을 잃고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은 랜턴과 보온 장비를 챙겨 이들을 안심시킨 뒤 같이 하산했다.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사 계곡 인근에서 북한산 산악구조대 정진성(34) 소방장이 로프 훈련을 하기 위해 암벽을 내려가고 있다. 2026.05.04. spic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90_web.jpg?rnd=20260516135757)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사 계곡 인근에서 북한산 산악구조대 정진성(34) 소방장이 로프 훈련을 하기 위해 암벽을 내려가고 있다. 2026.05.04. [email protected]
북한산의 수호신 산악구조대는 지대장 1명과 대원 8명 총 9명의 정예 요원으로 구성돼 있다. 2명씩 4개팀이 4조 2교대로 근무하며, 매일 4명의 대원이 험준한 바위산을 사수하고 있다.
대원들의 하루는 산에서 시작해 산에서 끝난다. 오전 8시40분께부터 장비를 점검하고, 회의를 진행한다. 오후에는 순찰과 훈련이 이어진다. 순찰 역시 단순 산행이 아니다. 비법정로와 암벽 지형, 위험 구간 등을 직접 오르며 지형을 익힌다.
대원들은 "북한산 안에만 길이 600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등산로처럼 보이지만 자칫 잘못 들어가면 절벽으로 이어지는 길도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산은 전국에서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산이다. 17일 소방청 통계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북한산 산악사고는 175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관악산 863건, 도봉산 629건 순이었다.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사 계곡 인근에서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구조용 콩 들것을 조립하며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5.04. spic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89_web.jpg?rnd=20260516135727)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사 계곡 인근에서 북한산 산악구조대 대원들이 구조용 콩 들것을 조립하며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5.04. [email protected]
산악구조대가 가장 바쁜 시기는 봄과 가을이다. 최근 3년간 월별 산악사고 출동 건수는 5월이 565건으로 가장 많았고, 9~10월 555건, 6월 543건이 뒤를 이었다.
대원들은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무리한 산행'을 꼽았다.
김진철 소방위는 "북한산은 익숙한 산이라고 방심하는 순간 사고가 난다"며 "자신의 체력을 과신해 '오버페이스'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진성(34) 소방장은 혼자 산행하는 경우를 특히 우려했다. 그는 "가능하면 2인 이상 함께 산행하는 게 가장 좋다"며 "혼자 산에 오를 경우에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반드시 행선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났을 때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구조를 기다려주면 반드시 찾으러 가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15일 오후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이호진(31) 소방교가 노적봉 하단 인근 암벽 구간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5.15. spic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6/NISI20260516_0002137250_web.jpg?rnd=20260516112157)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15일 오후 출동 지령을 받은 북한산 산악구조대 이호진(31) 소방교가 노적봉 하단 인근 암벽 구간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대원들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구조 이후다. 김하름 소방장은 "산에서 다쳤는데 119 신고 한 통으로 누가 자기 찾으러 와주는 게 신기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면 힘들었던 순간이 다 잊힌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급 특채 출신인 박성철(37) 소방장은 "현장에서 판단을 잘해서 환자가 건강하게 회복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며 "그럴 때마다 계속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8시께 출동한 지 5시간 만에 대원들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업무는 끝나지 않았다. 대원들은 숨 고를 틈도 없이 곧바로 땀에 젖은 로프와 장비를 정리했다. 엉킨 줄을 풀고 장비 상태를 점검하며 다음 출동 준비에 나섰다.
언제 울릴지 모르는 다음 지령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어둠이 내려앉은 북한산 아래에서 산악구조대 사무실 불빛만은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119산악구조대에서 대원들이 구조차량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0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4/NISI20260504_0021271102_web.jpg?rnd=20260504103613)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119산악구조대에서 대원들이 구조차량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0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