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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김기라 드로잉 50점

등록 2026.05.18 09:26:32수정 2026.05.18 09: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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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윌링앤딜링서 개인전, 23일 개막

<Blind & Mute> Oil on Korean paper,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Blind & Mute> Oil on Korean paper,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불안한 시대의 얼굴들은 때로 낙서처럼 나타난다. 흐릿하고 일그러진 인간 형상, 이름 모를 식물, 어딘가로 끌려가는 군상들…. 명확히 설명되지 않기에 오히려 더 불편하고 선명하다.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오는 23일부터 6월 19일까지 김기라 개인전 ‘별에게 노래하는 땅의 기억들 _Places' Memories: A Song for the Stars’를 개최한다.

김기라는 퍼포먼스, 설치, 영상 등 복합 매체를 기반으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윤리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질문해온 작가다. 사회적 불안과 폭력, 공동체의 균열과 모순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동시대 현실의 구조적 층위를 탐구해왔다.

<being taken away> Oil on Korean paper,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being taken away> Oil on Korean paper,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는 2022년부터 이어온 드로잉 작업 50여 점이 소개된다. 동일한 높이의 검은 액자 속 드로잉은 수평적으로 배열되며 하나의 영화적 시퀀스처럼 이어진다. 작품마다 제목과 제작연도, 작가명이 함께 병치되는데, 이는 이미지와 언어 사이를 오가며 의미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드로잉 속 형상들은 불완전하다. 인물 같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고, 사물 같지만 끝내 규정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생성되는 순간 같기도, 이미 붕괴된 이후의 풍경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이 모호한 상태를 통해 사회의 긴장과 균열, 기록되지 못한 감정들을 끌어올린다.

<unknown plant> Oil on Korean paper,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unknown plant> Oil on Korean paper,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anxiety> Oil on Korean paper,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anxiety> Oil on Korean paper,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 ‘별에게 노래하는 땅의 기억들’은 현실과 이상, 기억과 상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적 은유다. 별은 소망과 죽음, 기억과 탄생을 상징하고, 땅은 지금 우리가 딛고 선 동시대의 현실을 의미한다.

작가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며, 개인의 기억과 감각을 다시 호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인선 디렉터는 “김기라의 드로잉은 하나의 완결된 서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과 사건, 감정과 기억이 충돌하는 장면들”이라며 “불완전한 형상들을 통해 관람자 스스로 의미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김기라는 경원대학교와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전(2015), 광주비엔날레, 리버풀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공동체와 지역, 사회적 재난과 기억의 문제를 예술적 실천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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