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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폭언·폭행 견딘 엄마…증거 없는데, 이혼 가능할까?

등록 2026.06.19 0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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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사 내용을 설명하는 이미지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기사 내용을 설명하는 이미지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박세은 인턴 기자 = 평생을 남편의 폭언과 부당한 대우 속에 참고 살아온 70대 어머니의 황혼이혼을 돕고 싶다는 한 딸의 사연과 이에 대한 법조계의 전문적인 조언이 전해졌다.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40년 넘게 지속된 부모의 불화와 갈등 속에서 어머니의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인 딸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어머니는 결혼 초부터 남편의 상습적인 폭언과 손찌검에 시달려왔다. 당시에는 시대적 분위기와 자녀들의 앞길에 해가 될까 두려워 묵묵히 참아왔다. 세월이 흘러 자녀들이 모두 장성하고 남편도 고령이 되면서 과거와 같은 직접적인 신체적 폭행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남편의 괴롭힘은 생활비를 쥐고 통제하거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모욕적인 막말을 쏟아내는 등 더욱 교묘하고 정서적인 방식으로 이어졌다.

이에 A씨는 이제라도 어머니가 남은 여생을 본인의 인생을 즐기며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혼을 돕고 나섰다.

그러나 두 가지 큰 난관에 부딪혔다. 첫째는 폭행이 아주 오래전 일이라 진단서나 경찰 신고 같은 물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아버지의 상당한 토지 재산을 물려받으려는 장남이 아버지를 전적으로 두둔하며 이혼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배수지 변호사는 과거의 물리적 폭행 증거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혼 소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과거의 물리적 폭행 증거가 없더라도, 현재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하고 경제적으로 통제하며 괴롭히는 행위 자체가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및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이혼 사유"라고 법적 근거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 기록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지금부터라도 아버지가 폭언을 하거나 괴롭히는 상황을 녹음하시고, 날짜와 시간, 상황을 꼼꼼하게 일지로 기록해 두는 것이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장남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버지 편을 들어 자녀 간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배 변호사는 "실제 황혼이혼 소송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성년 자녀들이 아버지 편을 드는 안타까운 경우들이 종종 있다"며 "자녀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법원은 단순히 머릿수나 주장의 표면만 보지 않고 '가사조사'라는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깊이 있게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법원이 가사조사관을 파견하여 혼인 파탄의 원인과 갈등 과정 등을 꼼꼼히 조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배 변호사는 사연자인 딸 A씨가 어머니를 도울 수 있도록 "따님은 어머니가 평생 겪으신 피해와 현재의 고통을 육하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진술서'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 주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어머니께서 가사조사관과 면담하실 때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시는 것이 핵심"이라며 "만약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함께 조사받는 것을 두려워하신다면, 가사조사관에게 아버지와 분리하여 따로 조사를 받게 해달라고 '분리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니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혼이혼의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배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혼인 기간이 길수록 부부 쌍방의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40년이 넘는 혼인 기간 동안 어머니께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며 아버지의 경제활동을 내조하셨다면, 설령 어머니 명의의 재산이 없더라도 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자료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 "물리적 폭행의 증거가 없더라도 지속적인 폭언과 경제적 통제 등 정서적·경제적 학대 행위가 입증된다면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40년이 넘는 긴 혼인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아오셨다는 점, 그리고 그 피해의 누적된 심각성은 위자료 액수를 산정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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