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로 막힌 사우디 원유…최근 2주 하루 240만배럴 다시 호르무즈 통과
등록 2026.09.22 11:32:07
이라크발 드론에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
최근 2주 하루 240만배럴 다시 호르무즈 통과
라스타누라~中닝보 운송비 450만→6300만달러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751_web.jpg?rnd=20260701204749)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에 싣는 원유를 늘려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통과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람코는 중국·한국·일본 등 아시아 고객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오만 앞바다에서 원유를 인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호르무즈 통과 자체도 여전히 위험하다. 영국 해군과 연계된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21일 호르무즈에 진입하던 유조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선원 2명이 다쳤다. 또 다른 유조선도 잔해에 맞았다. 9월 초에는 사우디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를 빠져나오다 수분 간격으로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미군이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면서 호르무즈의 통항 자체는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다른 우회로다. 매일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가운데 후티의 홍해 공격과 이라크발 공격이 다른 수송로를 막으면서 이런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원유 공급 차질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레이철 지엠바 겸임 선임연구원은 “우회 통로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선박이 실제 공격받을 위험이 커질수록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도 오른다”고 말했다.
운송비 상승폭도 컸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헤이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에 따르면 사우디 동부 라스타누라항에서 중국 닝보항까지 원유를 한 번 실어 나르는 비용은 약 450만달러에서 6300만달러 가까이로 뛰었다. 약 14배다.
![[서울=뉴시스]예멘 해안에서 인도 국적의 유조선 MSV 파이즈 누레 올리야호가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인도 관리들이 5일 밝혔다. <사진 출처 : 오거나이저닷오르그> 2026.08.05.](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372_web.jpg?rnd=20260805183004)
[서울=뉴시스]예멘 해안에서 인도 국적의 유조선 MSV 파이즈 누레 올리야호가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인도 관리들이 5일 밝혔다. <사진 출처 : 오거나이저닷오르그> 2026.08.05.
하지만 홍해로 나간 뒤의 항로도 안전하지 않았다. 7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남쪽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 사우디 연계 선박에 대한 공격을 늘리면서 홍해 수송로도 위험해졌다. 사우디 원유 일부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집트 수에즈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을 이용했다.
사우디를 다시 호르무즈로 밀어 넣은 직접적인 계기는 9월 초 이라크발 드론 공격이었다. 이 공격으로 동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피해 대규모로 원유를 수송할 수 있었던 핵심 육상 통로마저 막혔다.
사우디는 이후 라스타누라에서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호르무즈 너머 오만 앞바다까지 보내는 셔틀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그곳에서 원유를 다른 유조선으로 옮겨 세계 각지의 고객에게 보내고, 처음 원유를 실어 나른 선박은 다시 라스타누라로 돌아가 같은 운항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사우디산 원유와 콘덴세이트는 하루 약 240만 배럴씩 호르무즈를 통과했다. 후티가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의 사우디 선박을 공격하기 전인 7월 초에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수준이다. 사우디의 원유 수송량이 다시 7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사나(예멘)=AP/뉴시스]예멘 사나에서 7월31일 후티반군 지지자들이 모형 미사일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5일 홍해 북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2026.08.05.](https://img1.newsis.com/2026/08/01/NISI20260801_0001470578_web.jpg?rnd=20260805172500)
[사나(예멘)=AP/뉴시스]예멘 사나에서 7월31일 후티반군 지지자들이 모형 미사일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5일 홍해 북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2026.08.05.
호르무즈를 왕복하는 셔틀 운송이 늘면서 유조선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선박중개업체 E.A.깁슨의 리처드 매슈스 컨설팅·리서치 책임자는 “사우디가 라스타누라에서 더 많은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를 오가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이전에는 다른 선택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셔틀용 선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령 20년 안팎의 초대형 유조선과 제재 대상국 원유를 운반해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 선박 일부까지 투입되고 있다.
아람코도 당분간 이 환적 방식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을 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람코는 중국·한국·일본 고객들과 오만 소하르항 앞바다에서 사우디 원유를 넘겨받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더 많은 운송비를 부담하는 만큼 사우디가 원유 판매가격을 낮춰 비용 일부를 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송유관을 더 건설하면 호르무즈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은 남아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달 새 송유관이 늘어나면 2년 안에 호르무즈가 사실상 “쓸모없는 물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20일 뉴욕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이는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며 “호르무즈는 석유와 가스뿐 아니라 인접국을 오가는 모든 상품의 교역로”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 출신인 대니 시트리노비치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은 WSJ에 “우회로를 만든다고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표적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능 해법은 없고 지리를 이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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