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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빅리거 상대로 귀중한 경험
韓 야구 미래, 쑥쑥 자란다

한국 야구의 '미래'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하며 한 뼘 더 자랐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비는 빅리거를 상대하며 성장을 위한 자양분을 얻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의 일환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2경기 모두 패배였다. 샌디에이고에 0-1로, 다저스에 2-5로 졌다. 그러나 "대등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기대대로 맥없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마침 지난해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예정돼 있었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 선발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기로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지면서 만 24세 이하, 프로 4년차 이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기로 가이드라인을 구성했다. APBC도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였다. 한국 야구는 연달아 열리는 아시안게임, APBC를 세대교체의 주축을 이룰 유망주를 발굴하고, 성장을 유도할 기회로 삼았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다보니 전력이 너무 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유망주들은 대회 초반 위기를 딛고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APBC 대표팀은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결승에서 일본과 대등한 승부를 벌여 승부치기 끝에 아쉽게 지는 등 성장세를 보여줬다. 아시안게임, APBC를 거치면서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 등 미래 한국 마운드를 책임질 유망주들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선에서도 노시환(한화)이 대표팀 4번 타자로 입지를 굳히고 포수 김형준이 새 안방마님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기대를 부풀렸다. 햔국야구위원회(KBO)는 MLB 선수들을 직접 상대해 볼 수 있는 이번 평가전 역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1999년생이었다. 신인 김택연(두산), 황준서(한화)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야구의 '젊은 피'들은 빅리거들의 강속구를 타석에서 지켜보고, 강한 타구를 잡아내는 수비를 하면서 귀중한 경험을 했다. 투수들도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빅리거들을 상대하면서 경험치가 쌓였다. 단지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가능성도 보여줬다. 대표팀 투수진은 강타자가 즐비한 샌디에이고 타선에 단 1점만 내줬다. 선발 투수로 나선 문동주가 1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면서 흔들린 탓에 내준 점수였다. 문동주는 2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곧바로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동주에 이어 등판한 원태인과 신민혁은 각각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신민혁은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불펜 투수인 정해영(KIA 타이거즈), 최준용(롯데 자이언츠)도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다저스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의리(KIA)가 1이닝 2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흔들렸을 뿐 나머지 투수진은 안정적이었다. 신인들이 책임진 6회는 유독 눈길을 끌었다. 김택연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황준서도 대타 미겔 바르가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18세 우완 투수가 인상적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타선에서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다저스 선발 바비 밀러의 시속 97.3마일(약 156.6㎞)의 강속구를 노려쳐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작렬하기도 했다. 올해 말부터 굵직한 국제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연말께 열리고, 2026년에는 WBC가 개최된다. 두 대회 모두 쑥쑥 자라나고 있는 '젊은 피'들이 주축을 이뤄줘야 하는 대회다. 현재 성장세를 보면 기대도 커진다.

대표팀 유니폼 빼돌리기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가 막장으로 가고 있다. 하다 하다 축구대표팀 유니폼 뒷거래 의혹까지 제기돼 해명에 나섰으나, 팬들의 시선은 사늘하기만 하다. 각종 논란이 제대로 봉합되지도 않은 가운데 어이없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후 처음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소집된 지난 19일에는 '아시안컵 유니폼 뒷거래' 의혹이 터졌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지원 업무를 맡은 직원이 붉은색 홈 유니폼을 빼돌려 수량이 부족해지자 어쩔 수 없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검은색 원정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축구협회는 "요르단전은 한국의 AFC 경기계획에 따라 원정팀이었다"며 "조사 결과 팀 내 유니폼 수량 부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담당 직원이 요르단전 유니폼과 관련해 대표팀 입장을 적극적으로 관철하지 않은 것은 인정했다. 원정팀 입장이지만, 상대 팀 유니폼과 상충 이슈가 없다면 경기 전 AFC 관계자 및 상대팀 관계자와 미팅을 통해 홈 유니폼을 입겠다는 주장과 논의를 할 수 있었음에도 담당 직원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원정 유니폼 안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국제경기에서 중요한 경기는 홈 유니폼을 입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었다. 유니폼 뒷거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아시안컵에서 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해당 직원은 지난달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현재 직위 해제된 상태다. 협회의 헛발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몽규 협회장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업무 태만과 전술 부재 등 무능으로 논란이 된 끝에 경질됐고, 아시안컵 기간 선수관리 실패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하극상' 사건까지 터졌다. 한국 축구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던 이강인은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탁구를 치려다 이를 제지한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충격을 줬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오른 손가락 중지는 탈구돼 아직도 퉁퉁 부어 있다. 축구협회는 비판 여론에 뒤늦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지만, 후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머뭇거리다 4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선홍 23세 이하(U-23)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해 급한 불을 겨우 껐다. 혼란은 잦아드는 듯했지만 곧바로 '카드 사건'이 터졌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전지훈련 기간 협회 직원과 선수들이 밤늦게까지 '카지노 칩'까지 동원해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큰 실망을 안겼다. 축구협회는 가장 많이 잃은 참가자가 4~5만원 정도라며 '내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여러 차례 도박판이 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홈 경기를 앞두고 유니폼 뒷거래 의혹까지 터지면서 협회를 향한 불신은 더 깊어졌다. 무능한 감독을 골라 뽑고 하극상에 카드놀이와 유니폼 뒷거래까지, 그야말로 축구 빼고 다 잘하는 협회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대표팀 갈등과 협회 사건이 끊이질 않으면서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전날 첫 소집 훈련부터 입을 굳게 닫고 태국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심적으로 어려워하고 있다"면서 "여기 계신 분들이나 팬들이 더 집중하고 경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국 이강인, 훈련 대신
하극상 논란 사과할 듯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이 태국전에 앞서 '하극상 논란'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지휘하는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후 26일 태국 원정으로 4차전을 소화한다. 지난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둬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번 태국과의 2연전을 통해 조기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다. 경기 결과뿐 아니라 이강인의 대국민 사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강인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 마찰을 빚어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사태가 커지자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비판 여론은 계속됐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좋은 일"이라며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이강인은 손흥민과 축구대표팀 동료들뿐 아니라 국민, 축구 팬들에게도 사과할 예정이다. 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이날 경기도 고양에서 진행하는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고 곧장 숙소로 이동해 손흥민 등 대표팀 동료들을 만난다. 또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강인은 20일 경기 전 공식 훈련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읽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강인은 지난 18일 몽펠리에와의 '2023~2024 리그앙' 26라운드에서 골을 기록하며 PSG의 6-2 대승에 이바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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