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중심 물류대란…'크리스마스 악몽' 우려
글로벌 공급망 대란 장기화 가능성…美英 항구 병목 현상 여전
대형 마트, 올해 연말 대목 앞두고 비상…영국서 사재기 조짐도

[AP/뉴시스]미국 조지아주 사바나 항구에 산적한 컨테이너들. 2021.10.14.photo@newsis.com
바다를 건너온 화물선이 항구 인력 부족으로 입항도 못하고 바다 위에서 대기하고 있거나 출항조자 못한 컨테이너선이 속출하고 있다.
다음달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미국의 대형마트 진열대가 텅텅 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등에서는 '사재기' 조짐도 보이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LA항구와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는 지난 11일 기준 화물선 62척이 하역하지 못한 채 정박 중이다. 81척은 정박 절차를 진행하며 바다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BC 캐피털마켓 데이터를 보면 LA와 롱비치 항구 인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 가량 인력이 감소했다. 캘리포니아주 LA항구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체 컨테이너의 40%를 처리할 만큼 비중이 높다.
영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BBC,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최대 항만인 펠릭스토우 항에서 처리 못한 컨테이너가 쌓이면서 들어오는 화물 선박을 아예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잉글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펠릭스토우 항은 영국을 드나드는 컨테이너 물량의 약 40%를 감당한다.
펠릭스토우 항의 컨테이너 정체 현상이 2주 가까이 지속되면서 일부 대형 선박을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우회시킨 뒤 여기서 하역한 물품을 소형 선박으로 영국에 가지고 오는 광경까지 펼쳐졌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미국 항만의 운송 마비로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업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의 한 슈퍼마켓의 텅빈 매대. 2021.09.30. photo@newsis.com
나이키 경영진은 아시아 공장에서 북미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데 80일 가량이 걸린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LA 항구가 아닌 다른 부두에 전세 선박을 입항시켜 장난감과 소비재가 실린 짐을 내린다. 홈디포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실은 자체 선박을 샌디에이고로 보낸다. 타깃, 코스트코, 이케아 등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항만 단지의 대규모 병목현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미국에서의 내구재 수요 급증, 노후화된 화물 및 철도 시스템, 중국과 베트남의 공장 가동 중단, 미 서해안 항구의 숙련된 인력 부족 등이 그 이유다.
영국 전자제품 매장 아고스 등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5와 같은 인기 게임기가 이미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의 가장 큰 장난감 매장 170곳을 운영하는 디엔터테이너는 영국 항구에서의 입항 지연 사태가 올 크리스마스 물량 부족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리 그렌트 디엔터테이너 시장은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장소에 재고를 조달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열대에 물건이 가득차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