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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판도라의 상자' 열렸다…등기임원 보수 첫 공개

등록 2014.04.08 09:06:00수정 2016.12.28 12: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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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허창수 회장, 강신호 전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3회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2014.02.20.  fufus@newsis.com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허창수 회장, 강신호 전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3회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2014.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주요 대기업들이 3월31일 일제히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임원 개별 연봉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에 대한 연봉 공개가 의무화되자 ‘판도라의 상자’가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5억 이상 연봉자 모두 292명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51개 대기업집단 361개사의 등기임원 개별 연봉을 조사한 결과, 5억원 이상 연봉자는 총 29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총 6명이었다. 보수총액은 급여와 상여금 등 근로소득과 퇴직금, 기타소득(스톡옵션 행사차액 등)이 포함된 것이다.

 조사 결과 구속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등기이사로 재직한 ㈜SK에서 87억원, SK이노베이션 112억원, SK C&C 80억원, SK하이닉스 22억원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최 회장은 올해 주총에서 이들 4개사의 등기이사직을 사퇴해 내년부터 보수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로 유명한 평안엘앤씨 김형섭 전 부회장은 201억9000만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 85억3600만원과 근로소득 27억7600만원, 기타소득 74억5700만원 등을 받았다.

 3위는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전 대표가 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급여와 상여금은 각각 2억5300만원, 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퇴직금과 기타소득이 173억원에 달해 총 176억2500만원의 보수를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직 중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올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현대제철에서 총 14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5개 계열사에서 131억2000만원,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GS칼텍스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101억3000만원을 받아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연봉 ‘적정선’ ‘형평성’ 논란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일각에서는 ‘연봉 적정선’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임원과 직원 간의 보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데다 뚜렷한 경영성과도 없는데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 총수들은 수감 생활로 정상적인 경영 참여가 어려웠는데도 많은 보수를 받아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사내이사 290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10억4353만원으로 직원 평균 보수(7581만원)의 13.8배에 달했다. 그러나 보수 격차의 적정선은 국가별로도 이견이 분분한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원보수 공개대상을 놓고 형평성 문제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등기임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갈아타기’를 통해 보수공개를 회피하는 사례가 등장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오리온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현대제철의 정몽구 회장, 동서의 김상헌 회장, 이랜드의 박성경 부회장은 지난해 각 회사의 등기임원이었으나 올해는 등기임원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 의원은 “이는 본래 임원보수 공개를 통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자본시장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보수공개 대상에 5억원 이상 미등기임원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봉 산정절차 등 투명성 중요

 전문가들은 이번 보수 공개에서 중요한 것은 연봉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투명성 여부’라고 강조한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충분한 보수 제공은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기업이 임원들의 성과를 적절히 평가해 보수를 제대로 산정했는지 따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도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연봉 적정선도 이 같은 정보가 쌓이다보면 합리적 보수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공개 대상에 대해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미등기임원이 (보수를) 더 많이 받을 거라는 추정은 있지만 아무런 근거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법의 미비점으로 인해 빠졌다는 것은 이 제도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72호(4월1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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