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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반EU정책 항의시위 11일째 "취재기자들 무차별 폭행" 항의도

등록 2024.12.09 07:39:46수정 2024.12.09 14: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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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승리 '조지아의 꿈' 당, 유럽연합 가입 노력 중단

"반외세법" 도입으로 야당과 반정부 항의시위에 철퇴

[트빌리시=AP/뉴시스] 12월4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중단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 중 한 시위자가 방독면을 쓰고 경찰이 발사한 최루 가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2024.12.09.

[트빌리시=AP/뉴시스] 12월4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중단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 중 한 시위자가 방독면을 쓰고 경찰이 발사한 최루 가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2024.12.09.

[트빌리시( 조지아)=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동유럽의 조지아에서 정부의 유럽연합 가입노력 중단에 항의하는 국민 시위가 11일째 계속되면서 8일(현지시간)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행에 항의하는 시위도 일어났다.
 
경찰은 수도 트빌리시의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연속 11일째 계속되고 있는 시위를 진압하면서 점점 더 폭력 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압경찰은 매일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최루 가스를 쏘면서 해산을 강요하고,  경찰에 대항하는 시위대원 수십명 씩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일을 계속 중이다. 

이들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죽을 던지거나 조지아 수도의 중심가에 바리케이드를 세웠다는 이유로 이들을 폭행했다.

7일 밤의 시위 중에는 독립언론 피르벨리TV소속의 마카 치클라제 기자가 그녀의 동료와 함께 진압 경찰의 집단 폭행으로 심하게 몰매를 맞았다고  AP통신에게 말했다.

두 기자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고 있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들이 두 사람을 향해 몰려와서 난폭하게 밀쳐서 땅에 쓰러뜨렸다고 말했다.  동료 남성기자는 머리에 부상을 입었고 카메라까지 강탈 당했다.

치클라제 기자는 정부가 깡패 조직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반정부 시위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조지아 여당인 '조지아의 꿈'당 대표들은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이 때문에 8일에는 수 백명의 언론사 종사원들이 트빌리시 도심의 루스타벨리가에서 시위를 하면서 취재중 폭행 당한 동료 기자들의 사진을 들고 시내를 행진했다.

피르벨리 TV의 앵커 에카테린 미슈벨라제는 AP기자에게 "우리 동료들이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중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별도로 7일 시위에서 AP기자들은 복면을 한 남성 여러 명이 시위대원 한 명이 야당 당사에 들어가려는 것을 제지한 뒤 그를 난폭하게 밀쳐 넘어뜨리고 집단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폭행 당한 코바 카바치는 땅에 쓰러진 뒤에도 가해자들로부터 연거퍼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  나중에 그는 AP기자들에게 다친 머리의 상처들을 보여주었다.

사실상 유럽연합 가입 희망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을 가진 10월 26일 총선에서 의회 다수석을 차지한 친 러 '조지아의 꿈' 당은 러시아의 도움으로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고 야당과 친서방 대통령 살로메 주라비쉬빌리는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의 꿈이 지난 5일 모든 유럽연합 가입 절차를 중단한 이후로는 야당과 반정부 단체의 시위가 새로운 동력을 얻었고 시위는 더욱 거세어졌다.

이에 진압경찰의 폭력도 더 심해져서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또 루스타벨리 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세운 시위 대원들을 수 십 명씩 체포하고 폭행했다.
[트빌리시=AP/뉴시스] 12월 2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중단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의회 건물 앞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2024.12.09.

[트빌리시=AP/뉴시스] 12월 2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중단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의회 건물 앞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2024.12.09.


조지아 경찰의 이런 폭력에 대해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 정부는 강력한 비난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국가 안보및 대유럽 협력 회의 장관급 회담에서 연설하면서 조지아 정부는 유럽연합 가입으로 이웃 국가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기 원하는 국민들을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짓밟는 일을 중지하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조지아의 꿈 당은 8일 기자 브리핑에서 시위대를 공격한 폭력배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정부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조지아주 인권 감시 단체들은 8일 성명을 발표, 조지아 경찰이 시위대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의전적인 권한 밖에 없는 주라비시빌리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를 인정할 것을 거부하고 헌법 재판소에 이에 불복하는 청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이번 주 초에 이를 기각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조지아의 회원국 지위를 2023년 12월 조건부로 인정하고, 유럽연합이 권고하는 개혁안을 시행할 경우 정식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올해 6월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적 자유에 타격을 주는 정부의 '외세 방지법'이 통과된 이후로는 조지아의 유럽연합 가입의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그 동안 지급하던 지원금도 끊었다.
 
조지아주의 외세 방지법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기금의 20% 이상을 외국으로부터 받을 경우에는 "외세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배척한다는 러시아의 법과 유사한 법이다.  이는 정부에 비판적인 조직이나 정당을 외세로 몰아 무력화 시키는 반 민주적 악법으로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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