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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긋난 성장 전망에 '실기론'…한은 "전망 실패 아냐"

등록 2025.01.23 15:37:15수정 2025.01.23 20: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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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성장률 0.1%…전망치 5분의 1수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겨우 2%대를 턱걸이했다. 특히 4분기 성장률은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이어지는 정치 불안에 전망치(0.5%)를 크게 밑도는 0.1%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전망 실패와 지나친 경기 낙관론은 금리 인하 시기를 번번이 놓쳤다는 '실기론'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은 돌발 정치 변수가 작용했다며 전망 실패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로 집계됐다. 전망치(2.2%)보다 0.2%포인트 낮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0.1%를 보였다. 이는 11월 전망치 0.5%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4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전망 실패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돌발 변수가 작용했다.

하지만 0.4%포인트 오차가 모두 정치 변수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한은 측은 파악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4분기 정치 불확실성이 없었으면 전망치인 0.5% 수준으로 나왔을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건이 벌어져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 쪽이 전망치와 차이가 크게 났지만, 모두 정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난해 11월 전망 때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과 어느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이 악화한 것이기 때문에 전망 실패로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한은의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한은이 수정 경제 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9%였다. 이어 조사국은 한은 블로그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1.7%까지 내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만 이는 JP모건의 전망치(1.3%)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지난 전망에서 한은은 연간 전망치로 1.9%를 봤고, 정부는 1.8%, 해외IB는 보다 비관적으로 봤다"면서 "이제 1.6~1.7%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봤고, 정치 불확실과 건설 부진, 미국 신정부 출범 등이 반영된 수치인 만큼 낙관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분기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존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연간 전망만 공개하고 분기별 전망은 내부 참고용으로만 작성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제안으로 시장과의 소통과 정보 공유 차원에서 분기별 전망을 공개하게 됐다고 알려진다.

다만 첫 발표부터 오차가 컸다. 지난해 8월 분기별 전망을 통해 한은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전기대비 0.5%로 제시했지만, 실제 3분기 성장률은 0.1%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전망 실패 오명을 썼다.

전망 오차에 대한 지적에 잇따르자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망이 틀려서 당황스럽고 유감"이라며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로 더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한은의 경제 전망은 기업들이 투자 등 계획을 짜는데 활용하는 주요 지표인 동시에 한은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결정에 있어 경제 판단에 주요 참고 사항이다. 통화정책은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 만큼 전망치가 불확실하면 금리 결정이 잘못됐다는 실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1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실기론에 대해 "(그동안) 실기론을 말하는 분들께 1년 뒤에 평가하시라고 얘기했는데, 저는 실기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통화 정책은 여러 변수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2회 연속 금리를 낮춘 후 1월에는 고환율에 일단 동결을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1월에도 금리를 낮췄어야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환율은 최근 사흘째 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금리 인하 의지를 보인만큼 2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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