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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받고 소 취하' 확약서 쓰고 추가 소송…대법서 패소

등록 2026.05.11 06:00:00수정 2026.05.11 06: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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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두고 소송 냈다가 지급 확약서 받고 취하

지급 안 되자 재차 소송 내서 임금 모두 받아낸 후

남은 계약기간 임금마저 달라며 거듭 소송 제기해

1·2심 "지급"…대법, '계약종료' 확약서 근거로 파기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전직 시민단체 간부가 '체불임금 분쟁을 끝낸다'는 확약서를 쓴 후 소송을 거쳐 돈을 받아낸 뒤 2년이 지나 추가로 체불임금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 판단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5.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전직 시민단체 간부가 '체불임금 분쟁을 끝낸다'는 확약서를 쓴 후 소송을 거쳐 돈을 받아낸 뒤 2년이 지나 추가로 체불임금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 판단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5.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전직 시민단체 간부가 '체불임금 분쟁을 끝낸다'는 확약서를 쓴 후 소송을 거쳐 돈을 받아낸 뒤 2년이 지나 추가로 체불임금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 판단 받았다.

첫 체불임금을 받은 후에도 근로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2년여 동안의 임금도 마저 달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확약서로 계약이 종료됐다고 봤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익산YMCA 사무총장으로 재직했던 A씨가 단체의 전직 이사장 4명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11월 익산YMCA와 '2010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재직한다', '매달 기본급 250만원에 업무추진비 5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했다.

단체는 2017년 8월까지 수련관 위탁운영 수익을 바탕으로 A씨에게 급여를 지급했지만, 그 이후는 운영이 중단되면서 급여 지급이 밀리기 시작했다.

A씨는 2020년 8월 이 단체 전직 이사장들을 상대로 "2017년 12월부터 33개월간의 임금 99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1차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소송의 상대방(피고)인 전직 이사장 B씨는 2020년 12월 5일 A씨와 함께 '체불된 임금을 전액 지급한다', 'A씨는 민·형사상 법적인 것을 모두 취하한다'는 내용이 담긴 확약서를 작성했다.

해당 확약서에는 '이사장단은 A씨를 2021년 12월까지 재직하게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A씨는 확약서를 쓴 지 9일 만에 소를 취하했으나, 지급이 다 되지 않자 같은 달 28일 다시 B씨를 비롯한 전직 이사장들을 상대로 "확약서에 따른 89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내 이듬해 8월 승소했다.

A씨는 2023년 5월, 또다시 B씨를 포함한 전직 이사장들을 상대로 임금을 달라는 이번 소송을 냈다.

맨 처음 맺은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여전히 자신은 이 단체에 재직하고 있는 만큼, 앞선 소송에서 해결된 기간 이후인 2020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32개월 치 임금 9600만원도 체불됐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5.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5.11. [email protected]

B씨를 비롯한 전직 이사장들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고, 2017년 8월 이후부터는 단체의 조직이 와해돼 A씨가 일한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A씨가 확약서를 써 놓고도 이를 어긴 채 추가적인 체불임금 소송을 제기한 것이므로 묵시적인 합의를 어겼으니 부적법한 소송이라고 항변했다.

1심은 확약서에 '취하한다'고만 돼 있을 뿐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없고 근로계약서가 위조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7년 8월 이후 A씨가 일하지 않았다는 항변은 "임금을 청구하기 위해 근로계약의 체결 외에 실제 근로 제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물리쳤다.

전직 이사장들은 항소했으나 2심의 판단도 같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1차 체불임금 소송을 매듭짓기 위한 확약서에 '2021년 12월까지 재직하게 한다'는 점을 담은 이상, A씨의 근로계약은 이미 종료됐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쌍무계약"이라며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해야 발생하며,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확약서는 근로계약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를 비롯해 그때까지 발생한 모든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소시킬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A씨와 B씨 등의 근로계약은 확약서에서 정한 2021년 12월 종료됐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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