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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시도도 "조작"?…美 성인 4명 중 1명은 믿었다

등록 2026.05.12 16: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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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증거에도 조작설 확산…전문가들 "정부·언론 불신이 음모론 키워"

[워싱턴=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이 발생한 후,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이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을 대피시키고 있다. 2026.04.26.

[워싱턴=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이 발생한 후,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이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을 대피시키고 있다. 2026.04.26.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을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이 “조작”으로 믿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총격 증거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데도, 미국 사회의 정치 불신이 음모론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 신뢰도 평가업체 뉴스가드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24%가 지난 4월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을 “가짜”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응답자의 45%는 실제 사건이라고 봤고, 3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유고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DC 연방 대배심은 지난주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을 트럼프 대통령 암살미수 혐의 등 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사건 직후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과 공화당, 백악관 무도회장 건립 계획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사건을 꾸몄다는 허위 주장이 퍼졌다.

정파별 차이도 뚜렷했다. 민주당 지지 응답자 3명 중 1명가량은 사건이 조작됐다고 믿는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그 비율이 8명 중 1명 수준이었다. 18~29세 젊은층도 고령층보다 조작설을 믿는 비율이 높았다.

뉴스가드 편집자인 소피아 루빈슨은 “매우 눈에 띄는 결과”라며 이번 조사가 정부와 언론을 향한 미국인의 광범위한 불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반면, 온라인에서 접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쉽게 믿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강하게 반박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암살 시도를 조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완전한 멍청이(complete moron)”라고 말했다.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암살 시도로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경호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오른 주먹을 쥐어 들어올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1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떼어내고 대신 지난해 여름 암살 시도 직후 주먹을 치켜든 모습을 그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을 걸었다. 2025.04.12.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암살 시도로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경호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오른 주먹을 쥐어 들어올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1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떼어내고 대신 지난해 여름 암살 시도 직후 주먹을 치켜든 모습을 그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을 걸었다. 2025.04.12.

미디어 조작을 연구하는 조앤 도너번 보스턴대 교수는 이번 결과가 트럼프식 쇼맨십 정치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조작설에 대해 “그런 일이 조작됐다고 상상하는 것 자체가 너무 할리우드적”이라며 국정 운영마저 리얼리티쇼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두 차례 암살 시도 이후 발생했다. 하나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다른 하나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일어났다. 뉴스가드 조사에서 버틀러 암살 시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24%가 조작됐다고 답했고, 골프클럽 암살 시도에 대해서는 16%가 조작됐다고 봤다. 세 사건이 모두 조작됐다고 믿는 비율은 민주당 지지층 21%, 무당층 11%, 공화당 지지층 3%였다.

온라인 극단주의 추적단체 오픈메저스의 선임연구원 재러드 홀트는 “그 수치가 엄청나게 놀랍지는 않지만 분명 암울하다”며 “음모론적 사고가 미국 정치에 너무 깊이 퍼져,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본능적 반응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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