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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된 돌봄 체계…선택에 등 떠밀리는 노인·장애인[사회적입원②]

등록 2026.05.14 06:30:00수정 2026.05.14 06: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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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장애인 지원 중복 적용 안돼

시설급여, 재가급여도 둘 중 선택해야

"칸막이 문제…경계 벽 허물 고민 필요"

[안동=뉴시스] 경북도 관계자가 지난 4월 23일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제공) 2026.04.26. photo@newsis.com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경북도 관계자가 지난 4월 23일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제공) 2026.04.26. [email protected]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사회적 입원을 줄이기 위해선 집에서도 충분한 돌봄이 제공돼야 하지만 제도가 분절돼 있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 줄 정도의 서비스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살던 집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는 대표적으로 장기요양제도가 있다. 장기요양제도는 다시 시설급여와 재가급여로 나뉜다. 시설급여는 요양원과 같은 요양시설 비용을 지원하고 재가급여는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등 집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단 두 제도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 예를 들어 시설급여를 받아 요양원에 있을 경우 재가급여를 이용할 수 없다. 요양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 입원해 있어도 마찬가지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사용하는 전동침대의 경우 재가급여로 월 1만원대에 이용 가능하지만 시설이나 병원에 입원·입소하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100만원이 넘는 침대를 구매하거나 월 10만원 이상의 대여료를 내야 한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제도 역시 명확히 분리돼있다. 가령 고령자 또는 노인성 질환을 가진 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하면 장기요양은 신청할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시흥 한 한방병원에 어머니를 둔 김모씨는 "며칠은 병원이나 시설에 계시고 또 며칠은 집에 모시고 이렇게 하려도 해도 지금은 온전히 집 아니면 시설 택일을 해야 하니 집에 모실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김원일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제도와 예산의 칸막이가 문제"라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이 연계되지 않고 장기요양도 재가나 시설 서비스가 분절돼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도된 분절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장기요양은 정부가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한다고 만든 사회보험인데 가입자가 낸 보험료 기반이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조세 기반"이라며 "돈 나오는 주머니가 다르다보니 경계의 벽을 부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흩어진 서비스를 하나로 모으자는 게 통합돌봄의 취지이지만 이마저도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변재관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정책위원장은 "기존에 있는 서비스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연계하자는 게 통합돌봄 내용인데 서비스가 통합 제공되려면 관련 예산들도 통합이 돼야 했다"며 "고령층이나 장애인,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퇴원부터 거주, 돌봄 제공을 통한 지역사회 정착까지 이어지려면 관련한 제도와 예산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변 정책위원장은 "통합돌봄의 집행 주체가 지자체로 돼있으니 제각각인 예산 항목을 소위 '케어 어카운트'라는 돌봄 계정으로 묶어서 지자체에 기획·집행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갈현숙 교수는 "초고령 사회에서 돌봄과 관련한 제도와 예산의 경계 벽을 어떻게 부술지 사실 답이 나왔어야 했는데 아직 안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을 게 아니라 공적 재원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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