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교양, 김지헌 '가치를 사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마케터'

"농심에서 이러한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해줄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어떨까요? 즉,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수프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해 만든 1인분의 새로운 라면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단기적인 매출 증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짜파구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신제품이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짜파구리는 물론 소비자의 배고픔을 채워주는 기능적 혜택과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신세대임을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결합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끓여 먹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즉 경험적 혜택일 것입니다.(74쪽)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부교수가 '가치를 사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마케터'를 냈다. 김 교수는 KT와 CJ에서 마케팅 실무를 경험했으며 이후 세종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국내외 유명 마케팅과 심리학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브랜드 전략들을 소재로 가치 분석, 가치 제안, 가치 전달 등 까다로운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구글은 어떻게 검색 시장을 평정하였을까?' '탐스슈즈의 세계적 성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농심은 왜 짜파구리를 제품으로 만들지 않을까?' 히트 상품을 둘러싼 흥미로운 물음에 저자는 고객 가치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마케팅 전략의 성공 여부는 '가치'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가치 분석' '가치 제안' '가치 전달'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는 '가치연쇄모형'을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통해 알기쉽게 전했다.
1부에서는 고객 가치 중심 마케팅 전략의 밑그림을 그려준다. 가치 연쇄 모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 가치를 찾는 일은 소비자가 느끼는 혜택과 비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가치 분석'을 위한 틀을 살펴본다. 소비자가 느끼는 혜택을 기능적, 상징적, 경험적, 이타적 혜택으로 분류하여 각 혜택을 다양한 사례들로 살펴본다. 또 소비자가 지각하는 비용의 유형 역시 탐색, 거래, 사용, 처분 비용 등 네 가지로 나누어 비용 분석의 방법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가치 분석을 바탕으로 '가치 제안'을 하는 차별화 전략의 방법을 들여다본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혜택 중심의 차별화와 소비자가 지각하는 비용을 줄이는 비용 중심 차별화 전략을 차례로 소개한다.
4부에서는 가치 연쇄 모형의 마지막 단계인 '가치 전달' 방법에 대해서 분석한다. '가치-만족-관계'의 선순환 구조는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소비자가 공감하고 기업으로부터 이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있다고 느낄 때 시작된다. 가치 제안으로 소비자에게 약속한 것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을 심도 있게 설명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고객 가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다.
"애플과 같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다소 우매해 보이기까지 하는 고객들에게 그들의 욕구를 직접 묻기보다는,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욕구를 먼저 찾아내 제안하는 고객 선도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 책에서 제안한 고객 가치 분석의 방법론이 무의미하다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고객 중심 마케팅 전략과 고객 선도 마케팅 전략의 차이가 고객 가치에 중점을 두는지 안 두는지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전략 모두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전자는 고객의 현재 가치에 중점을 두는 반면, 후자는 고객의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고객 가치 분석을 할 때, 제품군예, 생필품 vs. 하이테크에 따라 고객 가치 분석의 과녁을 현재와 미래 중 한쪽으로 조금 옮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225쪽)
"모름지기 소비자는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 즉 실용재(utilitarian product)를 구매할 때와 달리 즐거움을 위해 소비하는 와인이나 크루즈 여행, 즉 쾌락재(hedonic product)를 구매하는 경우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쾌락재를 구입할 때 소비자가 지각하는 심리적 비용인 죄책감을 효과적으로 낮춰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쾌락재의 구매와 기부를 연계시키는 공익 연계 마케팅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뮤지컬 티켓 금액의 일부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는 불필요한 소비를 합리화시킴으로써 소비자가 느끼는 죄책감을 줄여주어 쾌락재에 대한 구매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176∼177쪽)
저자는 "마케팅은 상대방의 마음을 훔쳐 긍정적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분야라 할 수 있다"며 "또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제품의 선택과 구매의 주체가 되며 소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마케팅은 소비자로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마케팅은 어려운 학문 분야가 아니라 누구나 알아두면 유용한 교양 분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을 인문학과 같은 교양 학문으로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304쪽, 1만5000원,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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