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직 선발 '지필시험' 폐지"…경기교육청 첫 시행
일반전형을 공모전형과 교육지원청 추천 전형으로
증거기반 포트폴리오, 교육지원청 추천위 활용평가
2차 면접 강화, 3차 현장 실사 신설…다면 평가 방점
[수원=뉴시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6월26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도교육청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공동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장학사와 연구사 등 교육전문직원을 선발할 때 교사들을 평가하기 위해 운영했던 지필시험을 전격 폐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교육전문직 선발과정에서 지필시험을 제외한 것은 경기도교육청이 이번이 처음이다. 도내에서 1993년 지필평가가 첫 도입된 지 31년 만이다.
도교육청은 지필시험을 없애는 대신 교사들의 경험과 성과,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도입 등 교육전문직 선발 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2025년도 교육전문직 선발 전형부터 종전 일반전형을 '공모전형' '교육지원청 추천전형' 등 2가지 방식으로 이원화한다.
이 같이 선발 전형이 바뀌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1차 시험에서 지필평가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도교육청은 지식 중심의 지필시험을 통해 교사들을 점수로 서열화하지 않고 그동안 교사로서 걸어온 길을 심층적으로 평가해 달라진 교육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교육전문직을 뽑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공모전형은 1차 시험에서 증거기반 포트폴리오를, 교육지원청 추천전형은 교육지원청 추천위원회를 각각 중점 평가항목으로 채택했다. 2차 시험에서는 면접 기능을 강화했으며 최종적으로 현장 실사를 통한 3차 시험까지 이번에 신설했다.
[수원=뉴시스] 내년부터 달라지는 교육전문직원 선발 방식. (표=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10.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모전형의 증거기반 포트폴리오는 총 3개 과제로 구성된다. 세부적인 배점 기준은 ▲교직생애기술서(25%) ▲성장포트폴리오(25%) ▲교육전문직원 활동계획서(15%) 등 순이다.
나머지 동료평가와 서류평정 등 2개 항목은 기존 1차 시험과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이를 합산한 배점 비중은 25%에서 35%로 늘어났다.
교육전문직을 희망하는 교사들은 이 같은 증거기반 포트폴리오 제출을 통해 자신이 교육전문직으로서 발탁돼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교육지원청 추천전형은 1차 시험이 교육지원청 추천위원회 평가로 이뤄진다. 이 위원회는 ▲교육활동실적서 ▲지역교육 공헌성과 기술서 ▲추천위원회 지정평가Ⅰ ▲추천위원회 지정평가Ⅱ ▲동료평가 등 5개 영역을 평가한다.
이 전형에서 추천을 받아 선발된 교육전문직은 지역 인재로서 학교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해당 교육지원청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2차 시험은 기존에는 인공지능(AI) 인적성 평가와 구술시험만 치렀다. 내년부터는 공모전형과 교육지원청 추천전형에 상관없이 1차 시험에 통과하면 총 두차례에 걸쳐 역량 평가를 시행하기 때문에 한층 더 강화된 면접시험 관문을 넘어야 한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AI 인적성 평가는 그대로 유지된다.
도교육청은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1·2차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교사에 대해 최종 검증단계인 3차 시험으로 '현장 실사'를 나간다. 이 과정에서 학교 관리자와 동료 교사, 학생 등 인터뷰를 통한 실질적인 학생 교육의 공헌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교육전문직 선발 지필시험을 대체할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며 최대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사 역량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타 시·도교육청 소속 교육전문직과 교육전문가 등 외부 평가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경기도교육전문직원임용 전형기준 제33차 개정안'을 이날 행정예고한 뒤 이를 내년부터 평가방식에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교육전문직 공개 전형 개정을 위한 정책연구, 도교육청 소속 기관 대상 설문, 전형기준 개선 전담 조직 운영 등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원=뉴시스] 2024년도 교육전문직원 선발 전형. (표=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10.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선발 지필평가는 1993년 '경기도교육전문직원임용 전형기준' 제정으로 첫 도입됐다. 당시 서류전형과 함께 교육학 필기시험,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교육전문직이 됐다. 지필평가는 서술형으로 출제됐으나 주로 지식 수준을 파악하는 정도였다.
이로 인해 기존 교육전문직 선발 시험은 지필평가 중심의 전형에 치우쳐 응시자의 교직 생애나 교육전문직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시험 평균 경쟁률은 매년 약 4.5대 1 수준이다. 1차 시험에서 특히 지필평가 배점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교사 입장에서 떨어지는 쓴맛을 보지 않으려면 이를 철저히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교사들이 그동안 학교 수업이나 교사 업무를 등한시한 채 지필시험 공부에 전념하거나 이를 대비하기 위한 사설학원에 다니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등 부작용 문제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로 인한 애꿎은 피해는 학생과 동료 교사들의 몫이었다.
임태희 도교육감은 "교육전문직원 선발 전형 개정으로 지필평가를 폐지하고 평소 교육활동 평가를 선발의 기초자료로 삼을 것"이라며 "시험이 중심이 아니라 학교에서 열심히 교육활동을 한 교사가 경기 미래교육을 선도할 교육전문직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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