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발굴했지만 비극 못 막아…'신청주의' 또 논란
생계급여 등 안내했지만 신청 안해
직권신청도 당사자 동의 받아 가능
"도움 받을 수 있다는 신뢰 높여야"
![[서울=뉴시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청을 방문한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0/NISI20260320_0002089575_web.jpg?rnd=20260320170555)
[서울=뉴시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청을 방문한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박광온 정예빈 기자 = 최근 울산 울주에서 생활고 등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사망하자 복지 제도 신청주의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울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울주군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생활고와 양육 어려움을 호소하는 취지의 메모가 발견됐다.
지난 2014년 생활고 등의 이유로 사망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위기 발굴 시스템을 보완해왔다. 단전과 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통신비 미납 등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을 해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찾고 지자체에서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을 통해 직접 위기 가구를 방문해 상담을 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번 울산 일가족 역시 지자체에서 발굴을 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 가정에는 지난해부터 긴급복지 지원이 이뤄졌다.
다만 생계급여와 같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적용되지 않았다. 지자체에서 관련 제도 신청을 안내했지만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장관도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사례는 중앙·지방정부가 지원이 필요한 가족을 찾아냈지만 당사자 동의가 없어 도움을 드릴 수 없었던 경우여서 안타까움이 더했다"고 했다.
복지 제도는 통상 당사자가 직접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지급이 되는데 당사자가 관련 제도를 모르거나 기타 이유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제도가 현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현재도 지자체 공무원이 직권으로 기초생활보장 신청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4년 공무원 직권 신청으로 지급된 생계급여는 198건, 의료급여는 256건, 주거급여는 67건, 교육 급여는 24건에 불과했다. 2025년에는 6월까지 생계급여 140건, 의료급여 136건, 주거급여 35건, 교육급여 23건 등이 직권신청됐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청주의 한계에서 벗어나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공무원이 복지급여를 직권신청 및 지급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포함한 관련 절차 전반을 검토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복지 제도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내가 어려우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나 신뢰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며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드릴 수 있게 국가는 기본 생활을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