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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나라 조선, 책 표지엔 왜 '卍자문' 새겼을까

등록 2026.05.19 09:30:56수정 2026.05.19 09: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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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 표지의 70% 차지한 '卍자문'

"종교적 상징 넘어 장엄성 지닌 장식 문양"

[안동=뉴시스] 능화판 (사진=경주 밀성박씨 손곡문중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능화판 (사진=경주 밀성박씨 손곡문중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조선시대 책 표지에 가장 많이 쓰인 문양은 '卍(만)자문'이었다. 단순한 불교 상징을 넘어 책을 보호하고 아름다움을 더하는 장정 문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19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선시대 책 표지를 장식하던 능화판 가운데 卍자문의 불교적 상징과 심미적 의미를 소개했다.

능화판은 책 표지에 문양을 찍어내던 목판이다. 조선시대 전적의 장정 문화에서 널리 사용됐다. 장식뿐만 아니라 습기와 벌레로부터 책을 보호하는 기능도 했다.

문헌 기록에 따르면 능화표지 제작에는 황염한 종이와 배접지, 교말, 밀랍 등이 사용됐다. 밀랍은 문양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광택과 방습 효과를 더했다. 황벽과 치자 같은 염재는 방충·항균 기능을 해 책의 보존성을 높였다.

[안동=뉴시스] 능화판 (사진=창녕조씨 지산종택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능화판 (사진=창녕조씨 지산종택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卍자문은 조선 후기로 갈수록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초기에는 연보상화문과 연화문, 귀갑문 등이 주로 쓰였지만 중기 이후 卍자문이 빠르게 확산했다. 말기에는 대부분의 능화표지에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서 1200여 권의 능화표지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卍자문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주역천견록과 동의보감 표지에서도 반복 배열된 卍자문이 확인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능화표지 전통이 고려시대 사경과 불전 장식 문화에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본래 '卍'자는 산스크리트어 '스바스티카(svastika)'에서 유래한 불교 상징으로, 길상과 부처의 경지를 뜻하는 문양이다.

[안동=뉴시스] 쌍용능화판 인출본 (사진=단양우씨 구계문중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쌍용능화판 인출본 (사진=단양우씨 구계문중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2026.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이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지만 생활문화와 공예, 책 장정 문화에서는 불교적 요소가 꾸준히 남아 있었다는 의미다. 한국국학진흥원은 卍자문이 종교적 상징을 넘어 길상성과 장엄성을 지닌 장식 문양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능화판 문양은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과 미감, 책을 대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며 "조선시대 책문화의 깊이와 품격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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