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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사망 석달 전 가해 의혹 상급자들 '레드휘슬' 신고 당해(종합)

등록 2026.06.15 17:03:17수정 2026.06.15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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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의혹 당사자, 지난해 이미 '레드휘슬' 익명신고 당해

소방경은 갑질 신고 뒤 외근 발령 6개월 만에 요직 복귀

소방령 "신고로 힘들다"…고인 등 부하직원 술자리 호출

소방노조 "좌천성 인사를 요직에 복귀…조직 혁신해야"

[광주=뉴시스] 고(故) 광주 여성 소방관 A씨와 약혼자가 나눈 메신저 대화(왼쪽)·해외여행 전 A씨가 친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사진=유족 측 제공) 2026.06.15.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고(故) 광주 여성 소방관 A씨와 약혼자가 나눈 메신저 대화(왼쪽)·해외여행 전 A씨가 친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사진=유족 측 제공) 2026.06.1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변재훈 이영주 이현행 기자 = 직장 내 괴롭힘(갑질)을 당한 20대 여성 소방관이 삶을 마치기 3개월 전 이미 가해 의혹을 산 상급자 2명이 내부 갑질 신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해자 중 1명인 최상급자는 내부 갑질 신고 직후 외근 발령이 났으나 6개월 만에 요직으로 복귀했으며, 또 다른 가해 당사자는 갑질 신고로 힘들다며 부하직원 술자리 호출이 더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고(故) A소방교가 숨지기 3개월여 전인 지난해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 2명은 소방청 내부 익명 신고 제도인 '레드휘슬'에 나란히 신고당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고 A소방교의 상급자들이었던 B소방경과 C소방령에 대한 신고 내용은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행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휘슬 신고 접수 이후 B소방경은 같은 해 7월 외근 부서인 현장대응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올해 1월 정기 인사에서는 이른바 요직으로 꼽히는 광주소방본부 내 계장급 내근직으로 이동했다.

특히 올 1월은 고 A소방교 유족이 소방본부에 직장 내 괴롭힘과 음주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감찰을 요구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또 다른 갑질 가해 의혹 당사자로 꼽히는 C소방령은 '레드휘슬' 가해자로 신고 당한 사실을 안 직후인 지난해 7월8일 밤 A소방교를 비롯한 부하 직원들에게 "레드휘슬에 찔려 힘들다. 만나자"는 취지로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인사평정권을 가진 상급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고 A소방교가 결국 혼자 술자리에 나갔고 노래방 동석까지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C소방령은 일선소방서 119안전센터로 전보 조치됐다.

이에 소방노조는 소방서 계장급 보직을 맡던 B소방경이 현장대응단으로 전보됐다가 다시 내근직으로 발령받은 데 대해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요직으로 복귀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현행 제도상 인사의 주요 근거가 되는 근평 점수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객관적 검증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근평은 공무원의 업무 수행 능력과 실적, 태도 등을 평가해 승진과 보직 관리 등에 활용하는 인사 자료지만, 소방청은 평가 결과 공개가 조직 내 갈등과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B소방경은 레드휘슬 신고 이후 외근 부서로 이동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본부 내근 보직으로 복귀했다. 사실상 영전한 것이다. 유족의 감찰 요구가 묵살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B소방경의 인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근평 점수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레드휘슬 신고가 접수됐을 때 본부 차원에서 엄정하게 감찰하고 가해 의혹 당사자를 제대로 조사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직 내부 경고 시스템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개인 신상이나 내부 감찰 사항과 관련된 내용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앞선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이었던 고 A소방교는 전남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생을 등진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2월 말 A소방교의 남자친구와 유족은 A소방교가 생전 잦은 술자리 참석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며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나 광주소방본부는 '객관적 입증 자료 제출'만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A소방교의 남자친구·유족의 민원에 따라 소방청이 지난달 29일 감찰에 착수했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엄정 대응을 지시하면서 국무조정실이 직접 고강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이달 12일부터 현장 감찰반을 보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감찰에 나섰다. 감찰 대상은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유족 측의 감찰 요청 묵살 의혹 등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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