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비교하면 못 버틴다"…밤샘 근무 견디며 제2의 인생 찾은 60대 퇴직자

사진 유튜브 '누룽지'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금융권 엘리트로 정년퇴직을 맞이한 후,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 금융권 퇴직자의 생생한 은퇴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누룽지 - 정보를 구수하고 빠삭하게 알려드림'이 지난 14일 올린 증권회사에서 파생상품 전문가로 36년간 근무하고 3년 전 정년퇴직한 A씨의 스토리를 담은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A씨는 현재 부부 합산 월 250만원 상당의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36년간 공백 없이 납부한 본인의 연금과 아내의 국민연금 계좌를 '임의가입' 제도로 복원해 30년을 채운 결과다. 비교적 안정적인 연금을 확보했음에도 A씨가 다시 차가운 재취업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자녀의 미독립으로 인한 고정 지출과 노후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융권 엘리트 출신에게도 은퇴 시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A씨는 재취업을 위해 구직 플랫폼을 통해 무려 200~300군데에 달하는 지원서를 냈으나 번번이 낙방하는 고배를 마셨다.
재취업 시장, 특히 시설 관리 업계에서 대기업 출신이나 고연봉 임원 출신들을 선호하지 않는 탓이 컸다. A씨는 "나이도 많고 경력도 없는 데다, 관리자 처지에서도 금융기관 출신의 은퇴자가 지시를 잘 따를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과거의 화려한 이력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이 은퇴 시장의 차가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A씨는 그간의 커리어를 과감히 내려놓고 밑바닥부터 새로운 경력을 쌓기로 결심했다. 퇴직 직전 3개월간 하루 10시간씩 독하게 공부하며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시설 관리 분야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야간 당직 기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밤샘 근무가 이어지는 야간 당직을 거치며 현장 경력을 쌓은 끝에, 현재는 한 주상복합 건물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과거의 위상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A씨는 철저한 마인드 컨트롤로 이를 극복해 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비교를 시작하면 현 조직에서도, 스스로도 버티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마음의 힘을 빼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현재 A씨의 행보는 주변 퇴직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동창들과 지인들의 요청으로 공부법과 정착 노하우를 공유해, 벌써 5명의 지인이 시설 관리 분야 취업에 성공했다.
A씨는 "노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근로가 경제적 안정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건강 유지, 그리고 고독감을 해소하는 최고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은퇴를 앞둔 이들을 향해 "과거 성장기와 달리 지금은 저성장 시대인 만큼 무계획으로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며 "미리 철저하게 계획하고 차분하게 실행에 옮겨야만 제2의 인생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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