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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온 편지⑥]치료위해 4시간 걸어온 아이, 연신 "고맙다"는 말만

등록 2015.05.11 08:51:59수정 2016.12.28 1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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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네팔 긴급구호팀 노재옥 과장

【서울=뉴시스】6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네팔 대지진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 내 산간마을인 소티(Soti)에서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치료를 받기 위해 만부(Manbu)마을에서 4시간을 걸어온 로샨 갈레(남, 18세)가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6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네팔 대지진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 내 산간마을인 소티(Soti)에서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치료를 받기 위해 만부(Manbu)마을에서 4시간을 걸어온 로샨 갈레(남, 18세)가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11.  [email protected]

【서울/카트만두=뉴시스】여섯번째 편지-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해.

 필자가 몸담은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고르카 지역 내 피남(Finam), 아루아르방(AaruArbang), 투미(Thumi), 라푸(Lapu), 만부(Manbu) 총 5개 산간마을에 거주하는 4065가구, 2만여 명을 대상으로 구호물품을 배분했다.

 도로가 파괴돼 이동이 어려운 산간마을 주민들 대다수는 여전히 의료서비스에 접근이 어렵다. 우리는 의료서비스에 접근이 어려운 산간마을 주민들을 위해 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키로 했다. 활동을 진행할 지역은 고르카 베이스캠프에서 차로 4~5시간가량 소요되는 소티(Soti)마을.

 5월5일, 이른 아침부터 고르카 지역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긴급구호팀 베이스캠프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북적였다. 한국에서 파견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료구호팀과 네팔 의료진이 바쁘게 움직이며 의료물품을 체크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의료물품과 네팔 현지에서 구한 의료물품을 트럭 두 대에 나눠 싣고, 다른 두 대에는 이들의 침낭과 배낭을 구겨 넣었다.

 지진 이후 네팔에서 차량을 구하는 것도, 연료를 구하는 것도 참 어렵다. 어렵게 구한 차량에는 우리들의 짐을 최소화하고, 주민들에게 전할 수 있는 물품을 최대한 많이 넣어 움직이려 노력한다. 오전 10시쯤 차가 출발하고,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을 견뎌야 하는 여정이 시작됐다.

【서울=뉴시스】6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 www.gni.kr)가 네팔 대지진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 내 산간마을인 소티(Soti)에서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유실돼 이동이 어려워 의료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산간마을 주민들을 위해 위해 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6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 www.gni.kr)가 네팔 대지진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 내 산간마을인 소티(Soti)에서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유실돼 이동이 어려워 의료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산간마을 주민들을 위해 위해 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 진료소를 통한 의료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11.  [email protected]

 카트만두에서 고르카로 들어오는 길도 고르지 않았지만 이곳에 비하면 포장도로가 깔려있는 고속도로였다. 베이스캠프에서 아르켓(Arughat) 마을까지 가는 길은 상상 이상으로 험했다. 지진 이후 뒤틀린 지반과 금이 가 있는 길들, 산사태로 도로를 덮친 낙석들….

 미로처럼 복잡하고 위태로운 길 위를 나란히 앉은 팀원과 어깨, 머리를 쉬지 않고 부딪혀가며 이동했다. 창가 밖 저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가 시야에 들어왔다, 사라졌다가 반복됐다. 출발한지 9시간이 지나서야 아르켓을 지나 소티에 도착했다. 평소 4~5시간이 걸리는 곳이지만 무너져 내린 곳곳의 도로들과 잔뜩 실은 물품이 쏟아질까 염려하며 이동하는 통에 평소의 두 배가 걸렸다. 바로 다음날부터 진료가 시작되어야 해서 도착 후 쉴 틈 없이 내일을 준비해야 했다.

 다음날 굿네이버스 이동 진료소에는 2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해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대기실에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빼곡했다. 우리는 하루 100명 정도 진료하려 계획했었지만 예상인원보다 2배 이상 사람들이 몰렸다. 도저히 되돌려 보낼 수 없어 200명까지 진료하고 나머지 인원은 내일을 약속했다.

 치료한 사람들 중 로샨 갈레(18)라는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소티에서 도보로 4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만부(Manbu)마을에서 온 아이였다. 왼쪽 손목에 붕대를 감은 채 찾아온 아이는 지진 당시 무너지는 집에서 도망쳐 나오며 떨어지는 지붕에 손을 베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굿네이버스 네팔 지진현장 긴급구호팀 노재옥 과장.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굿네이버스 네팔 지진현장 긴급구호팀 노재옥 과장. (사진 = 굿네이버스 제공) 2015.05.04.  [email protected]

 마을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약도 없어서 13일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의 상처를 동여맨 붕대는 이미 까맣게 변해 있었다. 굿네이버스 의료구호팀은 아이의 상처를 소독을 해주고, 상한 조직들을 제거한 후 상처를 봉합했다. 이런 작은 치료를 받기 위해 4시간을 걸어온 아이. 다친 후 처음으로 받는 치료라며 감사하단 말을 반복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 받고 있을까.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치료를 마치고 마을 근처를 걷다가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서 쓸 만한 것들을 골라내는 주민들을 마주했다. 망치로 이미 부서져버린 나무를 다듬고, 그나마 쓸 만한 슬레이트 지붕을 거두어 무너진 잔해 한 쪽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피해갈 수 없었던 대지진을 겪은 네팔 사람들은 무너진 집, 마을에서 그렇게 다시 희망을 찾고 있었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굿네이버스 네팔 지진 긴급구호]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계속되는 여진의 공포로 불안에 휩싸인 네팔 주민들이 신속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

 굿네이버스는 국내에서 네팔 지진피해 주민 돕기 긴급구호 계좌(농협 069-01-272544 예금주: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를 개설하고 온라인 모금 캠페인(bit.ly/emergencynepal)을 진행하고 있다. 지진 피해로 고통 받는 네팔 주민들을 도우려면 전화(02-6717-4000) 또는 홈페이지(http://www.gni.kr)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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