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오엠, 경영권 분쟁 2라운드 돌입하나
임시주총서 경영진 승리…소액주주 '불복' 소송
사명 '아이로보틱스'로 변경…로봇 신사업 추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와이오엠이 사명 변경과 함께 로봇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소액주주연합이 최근 치러진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주총결의 취소 및 증거보전 신청 등의 소를 제기하면서 양측 간 2차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오엠은 최봉진 외 17명이 최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주주총회 결의 취소 등의 소를 제기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또 원고 측은 회사에 대해 증거보전 신청을 제기했다.
와이오엠은 지난 2023년부터 소액주주 측과 경영권 분쟁을 겪어오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폴리에틸렌 보호 필름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와이오엠이 지난 2018년 바이오 사업을 진행한다고 선언한 이후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던 기존 최대주주 염현규 전 대표는 '케이휴머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최대주주 측 인사들의 이사회 진입이 성공하면서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졌다. 그러나 새 이사회 출범 직후 최대주주는 또다시 소액주주연합 측 관계자로 알려진 김영규 외 2인으로 변경된다. 김씨가 장내매수를 통해 케이휴머스 지분율인 5.11%를 넘는 5.73%를 확보한 것이다.
최대주주를 넘는 지분율을 확보한 소액주주 측이었지만 지난 2일 치러진 임시 주주총회는 경영진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실제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김영규씨 등 소액주주 측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모든 해임 안건 및 신규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이를 두고 초다수결의제가 희비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다수결의제는 정관으로 주주총회 의결정족수 요건을 상법에서 정한 것보다 가중하는 결의방식을 말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상법상 임원의 해임 등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참석과 참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와이오엠의 정관은 초다수결의제를 채택하고 있어 이사 해임의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50%와 출석 주식수의 75%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정관 상 추가 선임 가능한 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했다.
그러나 주총에서 김 씨 측은 전체 발행주식의 21% 대에 불과한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현 경영진 측은 우호 지분 등을 포함해 전체 발행주식의 50%를 웃도는 의결권을 확보해 김 씨 및 소액주주연합 측 모든 안건을 부결시키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현 경영진이 상정한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 와이오엠의 사명은 '아이로보틱스'로 변경됐으며 ‘자동차부품 제조 판매업’을 새로 추가, 차세대 고정밀 감속기 제품을 앞세워 로봇 및 방산 산업 중심의 신사업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 공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의 로봇 감속기 전문가 김데이비드형(김형모) 대표이사를 선임, 로봇 감속기 신사업 진두지휘를 맡겼다.
다만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율이 이사회 지분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액주주연대 측이 제기한 주총결의 취소 소송, 증거보전신청 등을 놓고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또 초다수결의제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다수결의제는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능력 없는 경영진이 교체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게 되는 '부실 경영의 방패'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앞서 소액주주 측과 분쟁을 겪었던 일부 상장기업의 경우도 초다수결의제가 문제시되면서 해당 제도를 제한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주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한편, 와이오엠 측에 신사업 추진 계획 및 경영권 분쟁 대응 방안 등을 질의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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