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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하는 '악성민원' 통화 종료?…지자체 10곳 중 3곳 "여전히 불가"

등록 2025.08.08 11:00:00수정 2025.08.08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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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조, '정부 악성민원 종합대책 실태조사' 결과

악성민원 전담 부서 및 인력 없거나 대응 매뉴얼 부재

욕설 시 강제 통화 종료 가능하지만 30~40% "불가능"

노조, 대응 조치 의무화·구체화 등 대책 전면보완 촉구

[대구=뉴시스] 지난해 5월 9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공)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지난해 5월 9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공) 2024.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욕설과 성희롱 시 '통화 강제 종료' 등 관련 대책을 마련했지만, 지방자치단체 10곳 중 3곳은 여전히 이러한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절반이 넘는 지자체는 악성 민원을 전담할 인력조차 없었으며, 기본적인 대응 매뉴얼도 갖추지 못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소속 지자체 129곳, 교육청 7곳 등 총 136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0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정부 악성민원 종합대책 실태조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민원인과의 통화를 모두 자동 녹음하고 폭언 시 먼저 끊을 수 있으며, 위법행위 법적대응 전담부서 지정 및 기관차원 고발 등의 내용을 담은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대책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장에서는 민원 공무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거나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게 공무원 노조 주장이다.

주요 조사 결과를 보면 지자체 27.1%, 교육청 57.1%는 악성 민원 대응 전담 부서를 지정하지 않았다. 전담 인력이 없는 기관도 지자체 58.1%, 교육청 71.4%로 절반을 넘었다.

여기에 지자체 31.0%, 교육청 42.8%는 악성 민원에 대응할 기본적인 대응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노조는 "이는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악성 민원에 대한 법적 대응, 피해자 상담 및 보호 조치 등 종합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에서 실효성에 큰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원인 폭언 등 발생 시 법으로 보장된 공무원 보호 조치도 미흡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민원인이 욕설이나 성희롱, 폭언 등을 할 경우에는 강제 통화 종료가 가능하지만, 10곳 중 4곳에 달하는 지자체 34.1%, 교육청 42.8%는 이러한 조치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강제 통화 종료를 실행한 사례도 지자체 40.3%, 교육청 14.2%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전화를 끊어도 '왜 끊냐'면서 계속해서 전화가 오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함양=뉴시스] 함양군, 전화민원 응대직원 보호 음성안내서비스 실시. *재판매 및 DB 금지

[함양=뉴시스] 함양군, 전화민원 응대직원 보호 음성안내서비스 실시. *재판매 및 DB 금지


녹음 전화 설치율은 지자체 89.1%, 교육청 71.4%로 높았지만 자동 녹음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실제 녹음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같은 내용의 반복 민원을 종결할 부서장 권한도 대부분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지자체 37.2%, 교육청 57.1%가 부서장 판단으로 반복 민원 종결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안전요원 배치의 경우 역할 수행이 가능한 청원 경찰이 아닌 공무직 등 부적합한 인력이 배치돼 현장 대응력에도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공무원 노조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성 민원 대책의 전면 보완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대책으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현장의 냉정한 평가는 '형식적 이행'에 그치고 있다"며 "현재 방식으로는 제도가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는 것이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악성 민원 전담 부서 신설 및 전담 인력 배치 의무화 ▲통화 종료, 퇴거, 고발 등 대응 조치에 대한 구체적 매뉴얼 전 기관 배포 ▲민원 담당자 보호 조치 이행 여부 정기 조사 실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공무원 노조는 "민원 공무원의 안전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자세로 실질적인 대책 보완에 나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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