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고공 행진…이유는

한국은행 전경(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년 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2.9bp 내린 2.865%에 장을 마쳤다. 사흘 연속 올랐다가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래 최고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은의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가 있던 5월만 해도 한때 2.253%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9월 말에는 2.5%로 올랐고, 한두달 만에 2.9%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같은 국고채 금리 움직임은 연내 국내외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판단에 시장 참가자들이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오른 것으로 보인다.
10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파월 의장이 12월 인하 여부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 후 미국 연준의 12월 동결 전망은 한달전 10% 대에서 이날 현재 37%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외국인 이탈 압력으로 나타나 국내 채권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미친다.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점차 꺾이고 있다. 통상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은의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요인으로 정부의 민생 쿠폰에 따른 소비 반등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꺾이지 않는 집값 기대 심리,1450원대의 고환율 등 국내 사정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도 밀리고 있다.
최근 환율은 외국인의 '팔자’ 행렬과 연간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와 당국의 개입 여력 축소 우려에 1450원대에 올라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트레이딩 쪽에서는 단기일 내 금리 인하 기대가 아예 사라진 모습"이라면서 "숫자 상으로는 향후 금리 인항 가능성도 약간 반영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들의 한은 금리 인하 전망도 내년으로 연기되고 있다. 다수 증권사들은 최근 발간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종전 11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늦춰잡고 있다.
iM증권은 2026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과열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시점 지연과 추가 금리인하 폭 제한시킬 것"이라고 봤다.
키움증권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규제를 고려하면 11월에도 영향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금융안정 확인 후 정부의 재정 확장에 대한 공조 차원에서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봤다.
최근에는 성장률 반등 기대도 금리 인하를 밀어내는 요소다. 한은이 지난 8월 내놓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0.9%, 내년은 1.6%다. 하지만 올해 1% 달성과 내년 1.9% 내외 성장 예상이 많아졌다.
최근 한은의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예상을 웃돈 3분기 성장률에 더해 최근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점도 불확실성을 낮춰 설비투자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채권 운용역은 "사실상 올해 1%대 성장률은 기정사실"이라면서 "4분기 GDP(경제성장률)까지 잘 나오면 내년 인하 기대가 더 밀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빠르게 인하를 단행해 경기가 반등하고 있다"면서 "인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출 불확실성은 관세 협상 타결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인하 사이클 종료를 생각하고 있지만, 한은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야만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다"면서 "한은은 쉽게 인하의 끝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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