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정확하게 웃기고 울렸다…'왕사남' 1000만 키워드
'왕과 사는 남자' 6일 1000만명 돌파
약점 많았지만 더 많은 장점으로 극복
①유해진·박지훈 등 배우 연기력 극찬
②박장대소 후 끝내 울리는 구성 주효
③직관적이고 명쾌한 긍정적 이야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6일 오후 공개 31일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업계는 당초 적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수 1000만명을 넘긴 데는 약점을 상쇄해줄 명확한 장점이 두루 있었다고 본다. ①주조연 배우를 가리지 않은 호연이 있었고 ②확실한 웃음과 눈물이 있었으며 ③쉽고 편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런 요소들이 설 연휴, 3·1절 연휴와 맞물려 돌아가며 최상의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연기가 다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관해 얘기할 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유해진·박지훈 두 주연 배우는 물론이고 유지태·전미도, 특별출연한 안재홍·이준혁·박지환 등은 완벽에 가깝게 제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스토리와 연출의 한계를 배우의 연기로 돌파해낸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중에서도 유해진·박지훈은 단연 돋보였다.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온 마을 촌장 '엄흥도'를 맡아 데뷔 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박지훈은 비운의 왕 '단종'을 깊은 눈빛으로 그려내며 한국영화에 새로운 스타가 나타났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특히 두 배우는 극 후반부 이야기가 절정에 치닫는 대목에서 깊고 짙은 에너지를 내뿜으며 관객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영화 후반부 마무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작품이었다"며 "종반부에 유해진·박지훈 배우가 보여준 연기는 관객이 이 작품의 단점을 모두 잊게 하고 오직 장점만 기억하게 채 극장을 나가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적재적소 캐스팅의 힘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는 그들에게 딱 맞는 옷을 입혀준 캐스팅의 힘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항준 감독 연출이 전체적으로 클리셰에 가깝다는 지적이 다수였으나 캐스팅 역시 연출의 일부라고 본다면 장 감독의 공 역시 적지 않다는 얘기다.

제작사 관계자는 "박지훈은 잠재력 있는 배우였지만 영화에선 전혀 검증되지 않은 배우였다. '한명회'를 유지태 같은 거구의 배우가 맡은 것도 처음이었다. 전미도·안재홍·이준혁 등 주연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건 물론 이들 모두 인상적인 장면을 최소한 하나 씩은 남겼다. 이건 결국 연출자의 결정이다. 장 감독이 배우들에게 마냥 빚을 지기만 한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확실하게 웃기고 더 확실하게 울린다
'왕과 사는 남자'는 전반부엔 웃기고 후반부에 울리는 데 성공하며 1000만 관객을 넘길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관객에게 명쾌하게 전달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앞서 언급한 연기·캐스팅과도 연결된다. 유해진은 한국영화 최고 코미디 배우 중 한 명. 그의 코믹 연기는 온라인에서 각종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 영화 초중반부를 유해진의 코미디 개인기로 돌파해낸 뒤 후반부엔 유해진과 박지훈이 함께 호흡하며 자연스러운 눈물을 만들어내 관객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줬다.

배급사 관계자는 "이런 구성은 흔한 것이지만 성공시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며 "목표를 수행해낼 수 있는 배우들이 있고, 이들의 연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쉽고 긍정적이고 명쾌해서 통했다
꼬아놓은 곳 없이 쉽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편한 영화였다는 것도 '왕과 사는 남자' 1000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왕실 내 권력·배신·권모술수·죽음 등이 배경에 깔려 있는 이야기이지만 복잡한 메시지나 자극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우정·용기·정의라는 긍정적인 키워드를 통해 직관적으로 풀어낸 게 유효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관객 성향이 한국영화 관객수 감소와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1년에 극장에서 영화를 1~2편 보는 게 뉴노멀로 자리잡은 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극장 관계자는 "1년에 몇 번 찾지도 않는 극장에 와서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그렇다면 부담 없이 편하게 2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게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고 '왕과 사는 남자'는 여기에 딱 맞는 작품이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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