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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喝)] '26년만에 토사구팽 위기' 서울랜드①

등록 2014.08.07 09:09:32수정 2016.12.28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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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초기 400억원외 여건상 추가투자 못해 시설은 낡고 인기없는 공원으로 전락 서울시, 테마파크 추진 새 사업자 공모

【전국=뉴시스】시사할 취재팀 = 설립 26년을 맞은 서울랜드가 최근 시설 노후화와 새 운영 사업자 물색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랜드의 건설 배경을 살펴보면 지난했던 한국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난다. 

 1977년 서울시는 ‘남서울대공원 건설계획’ 일환으로 서울대공원 위락시설지구에 국내 최초로 민간투자를 허용하고 일정기간(무상임대 20년, 유상임대 10년) 운영권을 부여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서울대공원(동물원)이 조성되면서 지금의 서울랜드 건설계획도 함께 부상했다. 서울대공원 부지는 김재춘 장군의 소유였는데 서울랜드 운영권과 부채탕감을 약속받고 서울시에 기부하게 됐다.

 당시 건설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토지 기부 2년 후 일어난 10·26 사태로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토지주였던 김 전 장군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서울랜드 운영권도 불투명한 상황이 돼버렸다. 

 게다가 때마침 터진 81년 오일쇼크로 경기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해 서울랜드 건립은 지지부진해졌다. 

 이후 다행히 '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1986년 당시 정부는 서울랜드 건립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마침내 서울랜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놀이공원 시설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자 황급히 서울랜드 조성 계획을 부활시킨 것이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놀이공원 건립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고 서울시에서 적극 유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우호적 배경 속에서도 건립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당시 2호선 지하철 공사 등으로 자체예산부족에 허덕이던 서울시가 서울랜드 건립을 민간투자 방식인 기부채납제로 추진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기부채납이란 예를 들어 국가가 공공시설을 조성하면서 재정 사정으로 인근 토지 또는 시설물의 매수가 불가할 때 소유자로부터 일정 규모 토지 등의 시설물을 ‘무상’으로 헌납받고 한시적으로 운영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모에 참여했던 모든 기업들이 서울랜드 운영을 기피했고 사업을 맡은 (주)서울랜드는 당시 1~2차에 걸쳐 약 400억원(현 가치 약 4000억)을 투입하고 그 후에도 10차에 걸쳐 시설물 투자를 계획해왔으나 수시로 운영권이 불투명한 상황에 처하면서 투자가 지지부진하게 됐다.

 그후 26년이 지나 서울시는 (주)서울랜드 외에 새로운 계약자를 찾기 위해 지난 1일자로 새로운 사업자 모집공고를 냈다.

 올해로 탄생 26년째를 맞은 서울랜드는 대부분 시설이 낡은데다 인기없는 공원으로 전락했고 추가 투자는 다시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주)서울랜드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랜드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달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한 뒤 대형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공고까지 낸 상태로 지난 26년간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관리·운영을 해온 (주)서울랜드(전 한덕개발)로서는 계약이 아직 만료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테마파크를 추진해 곤란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랜드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투자금 회수는 고사하고 경영권과 기투자한 시설물까지 모두 서울시에 반납하거나 일부 멀쩡한 시설은 생으로 뜯어내야할 처지여서 막대한 손실을 보게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지난 26년 동안 서울시는 ‘수퍼 갑’이었다. 우리는 항상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다"며 "운영관련법부터 모든 것이 (서울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해가다 지금의 위기를 맞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서울랜드 운영권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떠도는 한 업체는 지난 며칠새 주식이 70%까지 급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었던 서울랜드, 그 운영사업자는 왜 원금마저 회수할 수 없는 경영난에 빠지고 서울시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할 처지가 됐는지 의문이 적지 않다. <계속>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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