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北 두둔한 중·러, 설마 핵실험에도 침묵할까
중러, 안보리서 추가 대북제재 거부권
北 핵실험해도 중러 제재 동의 안할 듯
中, 美 주도 제재 반대…러, 핵 위협 중
北, 우크라 사태는 핵실험 '별의 순간'
美, 중러 요구 수용하면 동참 가능성
![[뉴욕=AP/뉴시스]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25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3.25.](https://img1.newsis.com/2022/03/26/NISI20220326_0018634590_web.jpg?rnd=20220326053836)
[뉴욕=AP/뉴시스]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25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3.25.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약 4년4개월 만에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추가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방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ICBM을 쏜 다음날인 지난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미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언론 성명 채택조차 무산됐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현 상황에서 우리는 당사국들이 침착하고 자제하며 올바른 대화와 협의의 궤도에 머물면서 긴장을 악화시키고 오판을 초래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제재 조항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대신 당사국들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추가 제재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 역시 "북한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인도적 위협이 될 것"이라며 추가 대북제재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북한 ICBM에 대한 유엔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북한 ICBM 발사 때는 제재 결의 채택 자체에는 동의했던 반면 이번에는 추가 제재 반대를 넘어 아예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재개한다고 해도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 결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도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린 모습. 2022.03.25.](https://img1.newsis.com/2022/03/26/NISI20220326_0018634551_web.jpg?rnd=20220326053828)
[뉴욕=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린 모습. 2022.03.25.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중 관계와 미러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대북제재 채택은 불가능하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하든 핵실험을 하든 추가 대북제재를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를 얻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은 대화와 협상에 의한 해결을 강조하고 한편으로는 북한 핵실험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하면서 미국의 조치 문제를 부각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왜 이처럼 북한을 두둔하는 것일까. 미국과의 전략경쟁 중이라는 점이 핵심적인 이유다.
박원곤 교수는 "사실 중국은 북한 핵보다는 ICBM이 더 불편하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할 명분을 주기 때문"이라며 "그동안은 중국이 북한 ICBM 발사를 말리는 게 있었는데 이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핵심 요인은 미중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대량학살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2.03.21.](https://img1.newsis.com/2022/03/18/NISI20220318_0018607642_web.jpg?rnd=20220321102801)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대량학살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2.03.21.
러시아는 아예 북한과 어깨를 겯고 국제사회의 공세에 함께 대응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스스로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을 반대할 명분이 없는 측면이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여의치 않자 푸틴 대통령부터 나서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상황과 연계,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을 십분 활용해 핵실험까지 감행해버리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현 시점이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발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별의 순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지금의 '별의 순간'이 사라지지 않게 핵실험을 더 서두르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결되기 전에 북한이 핵실험까지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아예 없을까.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경우 양국이 추가 대북제재에 전격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03.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3/25/NISI20220325_0018632825_web.jpg?rnd=20220325154744)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03.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도 중국처럼 미국과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정성장 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제재를 완화하려 미국과 타협하려고 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과거처럼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제재를 부분적으로 수용한다든가 하면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할까. 현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이 아예 등을 돌리게 해 대북제재 가능성 자체를 없애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동규 위원은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를 얻어내려면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간 대립 구도 속에 북한 문제가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치고 있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일본과 아세안 등 다른 국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 중국 입장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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