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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베팅판이 세계 기름값 흔드나…꼬리가 몸통 흔드는 원유시장

등록 2026.04.02 16:36:51수정 2026.04.02 18: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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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예측시장 데이터, 브렌트유 선물 알고리즘에 반영"…수백만달러 거래 좌우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두바이유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03.0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두바이유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국제 유가 시장에서 폴리마켓 같은 온라인 예측시장 플랫폼이 실제 원유 선물 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플랫폼의 데이터가 글로벌 브렌트유 선물시장 거래 알고리즘에 반영되면서 수백만달러 규모의 매매 판단에 직접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하는 국면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에너지 트레이더는 전쟁 이후 폴리마켓이 유가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됐고, 이 때문에 거래 알고리즘의 필수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발표가 나오기 몇 분 전 거액 베팅이 이뤄지는 사례가 있었다며, 내부자가 암호화폐 계정에 돈을 넣어 베팅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익명 베팅이 단순한 참고지표를 넘어 국제 유가 형성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익명 이용자가 예측시장에 베팅하더라도, 이 데이터가 더 큰 원유시장 거래 신호로 연결되면 실제 선물시장에서 훨씬 큰 자금 이동과 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정보업체 ICIS의 석유거래 책임자인 아제이 파르마르는 폴리마켓이 현재 여러 시장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파생상품 책임자인 팀 스키로도 현대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초과수익 신호가 있다면 어떤 데이터든 검토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지난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불타는 모습. 2026.3.13.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지난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불타는 모습. 2026.3.13.

글로벌 유가 전망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골드만삭스도 투자자와 고객에게 제공하는 원유시장 보고서에 예측시장 데이터를 포함해 왔다. 또 브렌트유 선물 거래의 핵심 시장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도 트레이더들이 군중의 확률 판단을 시장 신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폴리마켓 데이터 피드를 제공하는 거래 도구를 내놨다. 가디언은 이처럼 예측시장과 원유시장의 연결고리가 깊어질수록 내부정보를 활용한 베팅이 더 큰 시장 충격으로 번질 수 있고, 나아가 에너지 상품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베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 직전과 그 직후 몇 주 동안 폴리마켓의 일부 이용자들이 거액 베팅에 나섰고,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일부가 내부정보 정황을 의심하게 한다고 봤다. 특히 일부 경우에는 이런 베팅이 원유 선물시장의 거래량 급증을 자극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낳고, 특정 시장 포지션을 가진 개인에게 큰 차익을 안길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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