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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그래핀, 물과 안 친해…IBS, 10년 논쟁 머신러닝으로 결론

등록 2026.05.11 17: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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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판 성질이 중요하다는 가설(젖음 투명성) 뒤집어

미시적으로도 젖음 투명성 갖지 않아…기존 결과 통합 설명

[대전=뉴시스] 단일층 그래핀과 다층 그래핀에서의 물 침투 차이도. 그림 a는 물 분자 하나가 그래핀 아래로 침투할 때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나타낸 그래프고 c는 그래핀이 4층으로 쌓이면 아래 공간으로 물 분자 침투가 사실상 차단돼 물 분자가 표면 위에 머무르게 됨을 보여준다.(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단일층 그래핀과 다층 그래핀에서의 물 침투 차이도. 그림 a는 물 분자 하나가 그래핀 아래로 침투할 때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나타낸 그래프고 c는 그래핀이 4층으로 쌓이면 아래 공간으로 물 분자 침투가 사실상 차단돼 물 분자가 표면 위에 머무르게 됨을 보여준다.(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뛰어난 강도와 전기적 특성을 갖는 그래핀과 물과의 상호작용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 냈다. 이로 10년째 이어지던 그래핀 표면의 습윤성(wettability)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분광학및동역학연구단 조민행 연구단장이 고려대 화학과 슈테판 링에 교수팀과 함께 머신러닝 기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그래핀-물 계면을 원자수준에서 분석, 결함이 없는 순수 그래핀은 본질적으로 소수성이며 미시적으로도 젖음 투명성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소수성은 물과 친하지 않아 물이 표면에서 잘 퍼지지 않고 물방울이 맺히는 성질이고 습윤성은 액체가 고체표면에 얼마나 잘 퍼지거나 달라붙는지를 나타내는 성질이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순수 그래핀 표면 근처의 물 분자들은 수소결합을 형성하지 않는 'dangling O-H 결합'을 보였으며 이는 소수성 표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또 그래핀 층수가 증가할수록 이 특성은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dangling O-H 결합은 물 분자의 O-H 결합이 주변 물 분자 쪽이 아니라 표면 바깥쪽으로 향해 있는 상태다.

그간 일부 실험에서는 물이 그래핀 위에서 방울처럼 맺혀 소수성을 보였지만 다른 실험에서는 물이 퍼지며 친수성을 나타냈다. 이런 상반된 결과로 그래핀이 물에 대해 어떤 성질을 가지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고 특히 그래핀은 원자 한 층 두께에 불과해 아래의 바탕 재료(기판) 성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젖음 투명성(wetting transparency)' 가설도 제기됐다.

이번에  연구팀은 기존 실험 결과와의 불일치 원인이 그래핀과 기판 사이에 갇힌 물 분자에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친수성 기판 위에 놓인 단일층 그래핀의 경우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 형태의 물 분자들이 그래핀 아래로 쉽게 침투해 얇은 층을 형성, 그래핀 위의 물과 아래에 갇힌 물의 신호가 동시에 측정되며 분광학적 신호가 서로 일부 상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효과로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 분광학 신호가 약화되면서 그래핀이 친수성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난다.

반면 그래핀 층이 두꺼워질수록 물이 아래로 침투하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어려워져 이런 갇힘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다층 그래핀에서는 숨겨진 물의 영향이 사라지고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연구로 단일층과 다층 그래핀이 서로 다르게 보였던 기존 실험 결과를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나노유체 소자, 담수화 막, 에너지 저장 장치,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면의 물 거동은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소수성 규명은 그래핀기술에 매우 중요하다.

매우 얇은 물 층이라도 계면 특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 소자설계에 중용한 시사점을 제시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달 2일 게재됐다.

조민행 단장은 "이 연구에서 그래핀-물 계면에서 나타나는 상반된 실험 결과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했다"며 "그래핀 아래에 존재하는 물의 역할을 밝혀 내 그래핀의 본질적인 습윤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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