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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헌법, 대남 유연성 보였다는 평가는 위험"-38노스

등록 2026.05.22 07:02:31수정 2026.05.22 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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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조항 모호, 노골적 적대 표현 삭제 등

김정은 행보와 9차 당대회 메시지와 차이

남북 평화 공존 아닌 적대적 공존의 준비

미 확장억제 공약 약화 땐 국경 시험할 것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22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노동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재추대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북한의 향후 5년 동안 정책 방향을 규정하는 당대회 보고서가 대남 강경노선을 천명해 최신 헌법을 온건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미 38노스(38NORTH)가 경고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5.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22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노동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재추대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북한의 향후 5년 동안 정책 방향을 규정하는 당대회 보고서가 대남 강경노선을 천명해 최신 헌법을 온건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미 38노스(38NORTH)가 경고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5.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지난 3월 개정한 헌법이 한국과 평화공존보다는 장기적 적대적 공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38NORTH)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노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촉구한 것과 달리 최신 헌법이 영토조항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어 해상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미해결 상태로 남겨뒀다고 지적했다.

또 최신 헌법은 통일 및 단일 민족 표현을 삭제해 2국가 정책을 성문화하면서도 김정은이 2024년 1월에 사용한 노골적 적대적 표현인 “대한민국을 점령·제압·수복하고 합병”한다거나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피했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이처럼 모호한 영토 조항과 노골적인 적대적 표현의 생략이 얼핏 북한이 의도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보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북한의 공개 메시지에서 나타나는 추세와 법의 정신을 감안하면 북한이 한국과 평화적 공존이 아닌 지속적인 적대적 공존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38노스는 이어 북한의 한국에 대한 입장은 앞으로 5년 동안의 대내외 정책 목표를 규정한 지난 2월의 노동당 9차 당대회 이후 더욱 강경해졌다고 지적했다.

당대회 보고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이자 영원한 적으로 간주하는 결의와 의지에서 강하고 단호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대한민국에 인접한 남쪽 국경선을 조기에 요새화하는 당의 군사·전략적 정책"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대한민국이 "핵무기 보유국의 문 앞에서 악의적 행동"에 나설 경우 "대한민국의 완전한 붕괴"라는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38노스는 또 김정은이 헌법을 개정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마찬가지로 "우리는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식 간주하면서 가장 명확한 언어와 행동으로 단호히 거부하고 무시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음을 상기시켰다.

김정은 당대회 뒤 군사행보 급증

38노스는 당대회 이전 김정은의 군사·국방 관련 공개 활동이 27%에서 64%로 급증한 점이 주목된다면서 최근 공개 활동에서 김정은이 "남쪽 국경 제1선 부대를 강화하고 국경선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드는" 당의 정책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한은 지난해 4월 취역한 최신 구축함 최현함이 NLL 분쟁 지역인 서해에서 여러 차례 시험 운행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NLL에 대한 군사적 도전을 여전히 선택지로 남겨둔 것이라고 38노스는 평가했다.

38노스는 이와 관련 김정은이 최현함 진수식에서 북한의 선제 해상 타격이 "어떤 장소나 어떤 경계선에도 제한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불길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38노스는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헌법 일부 조항들을 근거로 일부 유연성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으나 9차 당대회 이후에 헌법이 개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해석은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38노스는 그보다는 북한이 법과 정책을 분리해 헌법은 2국가 현실을 성문화하되 작전상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는 근본 문서로 활용하면서 한국에 대한 적대감은 김정은의 연설과 당 노선, 국방 정책을 표명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면서 “주적”이나 “합병” 같은 표현이 헌법에 등장하지 않는 것을 온건화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38노스는 북한의 최신 헌법이 남북한 관여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아니며 남북한 사이의 장기적, 나아가 영구적일 수 있는 적대적 공존을 성문화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38노스는 그러나 앞으로 남북한의 전술적 관여나 긴장 완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 국면들을 북한의 장기적 입장 변화로 보기보다 전술적 수단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8노스는 헌법의 모호한 표현들이 외교적 유연성처럼 보일 수 있으나 증거는 일관되게 한 방향을 가리킨다면서 북한의 행동이 없는 속에서 노골적인 적대적 표현을 생략한 것을 온건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책적 오판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8노스는 이어 북한이 적대적 공존 속에서 어디까지 행동할 지는 한반도를 넘어선 변수들에 달려 있다면서 북러관계 강화로 북한의 자신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약화된다고 느끼면 김정은이 헌법으로 규정된 “남쪽 국경”을 시험하려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38노스는 북한의 헌법이 충돌 임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 화해를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희망적인 평가가 아닌 북한의 실제 움직임을 정확히 평가하지 않는, 증거와 유리된 낙관주의의 대가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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