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2년 뒤 나온 DNA 증거…대법 "조작 여부 검증 안 돼" 파기
1심 무죄 후 피해자 바지 DNA 감정…유죄
대법 "조작·훼손가능성 따져야" 파기·환송
![[서울=뉴시스] 대법원이 성폭행 사건 약 2년 반 뒤 제출된 유전자(DNA) 증거를 바탕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결을 파기했다. 유력한 증거임에도 조작이나 훼손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1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5757_web.jpg?rnd=20260312131926)
[서울=뉴시스] 대법원이 성폭행 사건 약 2년 반 뒤 제출된 유전자(DNA) 증거를 바탕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결을 파기했다. 유력한 증거임에도 조작이나 훼손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14. [email protected]
유력한 증거임에도 조작이나 훼손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간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광주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A씨는 2021년 8월 자신의 차량에서 B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서 B씨가 입었던 바지의 DNA 감정이 이뤄지며 결과가 뒤집혔다.
감정 결과 A씨의 DNA가 검출됐고, 바지 일부가 손상된 점도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 같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DNA 증거의 증명력이 제대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문제의 바지는 피해자가 보관하다가 사건 발생 2년 이상이 흐른 2024년 1월 수사기관에 제출됐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바지를 보관하는 동안 피해자 또는 제3자에 의해 조작, 훼손, 첨가가 있었는지 또는 뒤늦게 제출된 경위 등에 대해 피해자가 진술한 적도 없고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A씨와 피해자의 DNA 외에도 불상의 남성 DNA가 다수 검출됐다"며 "(DNA) 감정서의 증명력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된다는 점에 대해 추가로 증명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방법은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해 오류의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야 구속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거방법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하거나 유력한 증거일수록 자칫 그 과학성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로 인해 형사소송의 요체인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증명법칙이 훼손될 수 있어서 그렇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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